"쿠데타 이후 외교변화 반영
러 기업에 면허 넘어갈수도"
서아프리카 니제르 군정이 자국 내 최대 우라늄 광산에 대한 프랑스 국영 원전기업의 운영 면허를 취소했다.
22일 주요 외신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국영 원전기업 오라노는 지난 20일 니제르 군정으로부터 니제르 북부 이무라렌 광산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니제르 광업부는 앞서 오라노에 지난 19일까지 광산 개발을 시작하지 않으면 운영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다. 오라노는 군정의 요구에 따라 최근 이무라렌 광산 현장에서 활동을 재개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면허가 취소됐다.
오라노는 성명에서 "이 문제에 대해 니제르 군정 당국과 모든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국내 또는 국제 법원에서 광산 면허 취소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니제르 북부 아가데즈 지역에 위치한 이무라렌 광산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 우라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니제르의 최대 우라늄 광산 중 하나다.
오라노는 2009년 광산 운영 면허를 받아 2012년 채굴을 시작했다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라늄 가격이 폭락하자 2015년 개발을 중단했다.
다만 프랑스 국영 원전기업 면허 취소에는 지난해 쿠데타 이후 변화하는 니제르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기업들이 이무라렌 우라늄 광산에 관심을 보였고, 니제르에서 러시아 기업과 용병의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니제르에서는 지난해 7월 군부가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억류하고 정권을 찬탈했다. 이후 니제르 군정은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에 대척하는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인접국 군정과 협력을 강화하며 러시아 쪽으로 외교 방향을 틀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니제르와 함께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곳으로 최근 3년간 쿠데타로 군사 정권이 들어선 이후 주둔했던 프랑스군이 모두 철수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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