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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협 해산" 언급…해산해도 의료법상 '후속 의협'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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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의료법상 반드시 구성해야 하는 법정단체
"정부가 해산해도 현 지도부 교체 효과 정도"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해산을 언급한 가운데 실제로 해산을 추진하는 경우 의협이 주도하는 집단행동의 설립목적 위반 여부가 법적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일련의 행동 명분이 '국민 보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산이 법적 다툼까지 이어져 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줘도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의협은 법정단체이므로 해산해도 다시 결성해야 하기 때문이며, 그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의협 해산" 언급…해산해도 의료법상 '후속 의협'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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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집단 진료거부는 의협의 설립 목적과 취지에도 위배되는 행위"라면서 "정부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등 공공복리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 부분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를 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임원 변경과 극단적인 경우에는 법인의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의료법 제28조 1항 '의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각 전국적 조직을 두는 의사회를 설립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설립된 법정단체로, 법적으로 의료계를 대표하는 유일한 단체이다. 의협의 설립 목적은 '협회는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향상 및 사회복지에 기여하기 위하여 의도를 드높이고 의학·의술의 발전 보급, 의권 및 회원권익 옹호와 회원 상호 간의 친목'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는 정부가 해산 명령 등을 내릴 순 있지만 법적 다툼을 피할 수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 법률사무소)는 "의협도 법인이기 때문에 복지부에서 해산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해산 명령을 할 수는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론 쉽지 않을 것 같다. 의협에도 법원에서 다툴 권리가 있다. 이에 취소 소송을 걸게 되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엔 법적 효력이 유지된다"고 했다. "행정소송에 앞서 행정 심판까지 거치게 되면 소송을 두 번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론이 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신현호 변호사(법무법인 해울)도 "의협 해산은 현실성이 없다. 의협 회장 등 임원 승인 취소가 그나마 현실성 있지만, 이 또한 행정소송에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작은 사단법인의 장이 개인적으로 몸이 안 좋아 아무 활동도 못 하자 복지부에서 징계한 적은 있다"면서도 "정부가 큰 규모의 특정 직역 단체를 징계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 "의협 해산" 언급…해산해도 의료법상 '후속 의협' 만들어야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형현수막을 펼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법원에서 다투게 될 경우 의협의 행동이 설립 목적에 위반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변호사는 "의협의 국민 보건 등을 위해 의대 증원을 막아야 해 해온 행동이란 주장에 대해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다. 이 부분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도 "그간의 행동이 의협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것이 아니란 주장에 대한 이견이 핵심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다"며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것에 대한 평가는 법원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협의 설립목적 위반 여부가 인정되더라도 실효성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변호사는 "의협은 법에 따라 설립된 법정단체이기에 의협이 해산된다고 하더라도 의료계를 대표하는 다른 의사 단체가 만들어져야만 한다"며 "결국 사실상 현 의협 지도부를 교체하는 정도의 효과밖에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새 의협의 지도부를 임명할 수 없고, 예컨대 '남자만 회장을 할 수 있다' 등 정관 내용에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정관 등을 개정하는 데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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