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스타트업 법률지원' 추진
국내 대형 로펌과 협업
'라인사태'로 현지 사업 우려 커진 스타트업
오영주 "우리기업 불이익 없도록 할 것"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먼저 스타트업이 현지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무료 법률지원에 나선다. 최근 일본의 ‘라인 사태’를 계기로 현지 법률 지원이 절실했던 스타트업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중기부는 13일 '일본 진출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오는 7월 ‘해외진출 스타트업 법률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및 안착을 위해 관련 역량을 보유한 대형 로펌과 협업을 통해 현지 법령 및 규제 문제 해소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간담회는 일본 진출 스타트업이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10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그동안 해외 진출 스타트업들은 법인설립, 통관 등 비즈니스 과정에 발생하는 다양한 법률적 문제해결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에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법무부, 중기부, 대한변협이 협의해 스타트업 법률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법률지원 방안을 즉시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번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앤장,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지원 국가는 미국, 일본, 중국 등 8개 국가로 각 사가 월 10건 이내 또는 월 1000만원 범위에서 법률상담을 진행한다. 각 로펌은 해외사무소 및 외국법 전문변호사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상담에 나선다. 비용은 로펌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직접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이번 지원을 통해 최근 일본에 진출한 국내 스타트업은 '라인 사태'로 인한 피해를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작년 라인 이용자 52만명의 개인정보 해킹 사태로, 현재 일본 라인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해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진출 스타트업 사이에선 개인정보 보호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법체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현지 로펌을 고용해 대응하기엔 첫 사업에 발을 내디딘 스타트업엔 금전적인 어려움이 뒤따른다. 실제로 13일 중기부가 마련한 '일본 진출 스타트업 간담회'에선 '라인 사태'로 인한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참석자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박하민 메디쿼터스 일본사업총괄 COO는 “사업을 키워가면서 현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투자도 받고 싶은데 라인 사태를 통해 '일본에서 돈이 들어왔을 때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혁재 스푼라디오 대표 역시 "(일본 정부가) 앞으로도 어떤 명분으로든 꼬투리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자사는 매출이랑 생존이 달린 문제로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투자자를 만나면 '일본에서 이렇게 규제를 받기 시작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지적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윤예찬 스칼라데이터 대표도 "최근 '라인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사실상 미팅의 클로징 멘트가 됐다"며 "라인 사태도 결국 일본과 (라인의) 데이터 프라이버시로 인한 문제였다. 자사 사업모델 역시 플랫폼 비즈니스다 보니 대비를 잘하더라도 타의적, 불가피한 보안 이슈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일본뿐 아니라 해외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에 법률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다음 달부터 대형 로펌사와 협업해 글로벌 진출 스타트업의 법률적 문제 해소를 지원하겠다"며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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