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합쳐 후원여행 19건…비욘세 티켓 선물도
친척 학비, 스포츠 경기 티켓까지 챙겨
발리 여행, 캘리포니아 프라이빗 클럽, 요트 크루즈 여행, 비욘세 공연 티켓….
미국 대법원이 일부 인사들의 ‘공짜 여행’ 논란 끝에 별도 윤리 강령까지 제정한 가운데, 연방 대법관들의 재산 내역이 7일(현지시간)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느슨했던 규정 탓에 제대로 신고되지 않았던 후원 여행 등이 세세히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8일 연합뉴스는 미 현지 언론을 인용해 연방 대법관 9명 중 8명의 재산 내역이 이날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공짜 여행' 논란의 불을 지폈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2019년 텍사스의 부동산 재벌인 할런 크로로부터 두 차례의 여행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부주의로 당시 신고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토머스 대법관 부부는 2019년 크로 일가와 함께 발리에 나흘 동안 머물며 식사 및 숙박 등을 받은 것으로 신고됐다. 토머스 대법관은 또 크로와 함께 같은 해 7월 18~21일 캘리포니아 몬테 리오의 프라이빗 클럽에 머물렀으며 해당 비용 역시 크로가 부담했다고 공개했다.
앞서 비영리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 토머스 대법관이 50만 달러(약 7억원) 상당의 발리 여행을 포함, 수십 건의 호화 여행을 공짜로 즐기고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토머스 대법관은 스포츠 경기 티켓 같은 고가 선물과 조카 아들의 학비까지 부유한 큰 손들에게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48년생으로 1991년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대법관에 취임한 토머스 대법관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대법관이자 현재 연방대법원의 최선임이다. 그는 현재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에서도 보수색이 짙은 인사로 알려져 있다.
토머스 대법관 향응 논란 이후 대법원은 처음으로 자체적인 윤리 강령을 채택하고 여행 등에 대해 강화된 규범을 의무화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와 함께 2008년 알래스카로 낚시 여행을 떠난 사실이 밝혀져 구설에 오른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은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유일하게 재산 공개를 연기했다.
재산 내역을 제출한 8명의 대법관이 신고한 후원 여행은 모두 19건으로 집계됐다. 4명의 대법관은 저서의 인세로도 수십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은 지난해 9월 출간한 자서전으로 모두 89만3750달러(약 12억3000만 원)를 벌어들였다. 잭슨 대법관은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로부터 지난해 4000달러(약 550만 원) 가까운 투어 콘서트 티켓을 선물 받았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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