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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50명 사흘치 식사 예약" 공문에 식단까지…눈물 흘린 식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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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에 식단까지 짜 보낸 후 대리 결제 요구
유사 수법 피해 사례 올해만 60건 이상

최근 군부대 인근의 음식점들을 상대로 군인을 사칭한 단체 예약 사기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60곳 넘는 식당들이 이와 같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KBS는 충남 논산의 한 음식점 피해 사례를 보도했다. 해당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주말을 앞둔 지난달 23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을 특수전사령부 상사라고 소개한 남성은 식당 인근 부대로 훈련을 오게 됐다며 병사 50명의 사흘 치 단체 식사를 예약했다. 그러면서 이 남성은 부대가 발급한 지출결의서에 식단까지 짜 보냈다. 전화 속 남성의 말투는 전형적인 군인의 말투였던 데다, 대대장 직인이 찍힌 공문에 훈련에 맞춘 식단까지 짜 보내왔던 터라 A씨는 의심 없이 이를 곧이곧대로 믿었다.

"군인 50명 사흘치 식사 예약" 공문에 식단까지…눈물 흘린 식당 사장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은 서울역에서 이동하는 군 장병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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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모두 준비한 예약 당일, 이 남성은 재차 연락했다. 그는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이유로 음식 준비 사진을 요청했고, 사진을 확인한 뒤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이 실수로 훈련 때 먹을 전투식량을 미리 주문하지 못했다며 부대와 계약한 업체에 1000만원어치의 식량을 주문해주고, 돈을 대신 보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그는 "비용은 나중에 밥값과 한꺼번에 계산하겠다"고 했다.

"군인 50명 사흘치 식사 예약" 공문에 식단까지…눈물 흘린 식당 사장 군인 사칭 사기꾼 일당이 식당에 보낸 지출결의서[이미지출처=KBS 보도화면 캡처]

A씨가 "구매는 (대신)해 줄 수 없다"고 했더니 해당 남성은 "(자신이) 징계를 먹는다. 진급에 문제가 생기니까 제발 좀 부탁한다"고 애원했다. 결국 A씨는 전투식량 업체와 통화까지 했지만 끝내 의심을 거두지 못해 요청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 A씨와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알고 보니 상사라는 사람도, 전투식량 계약업체도 모두 사기꾼 일당이었다. A씨가 준비했던 50인분 예약 음식은 팔지도 못한 채 모두 버려야 했다.



이처럼 군부대 밀집 지역에서 비슷한 예약 사기를 당한 음식점이 올해 들어 전국에만 61곳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36곳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이 13곳, 전북 6곳 등이었다. 이 가운데 최소 5곳은 실제로 현금까지 건네 경찰이 수사 중이다. 사기를 당한 식당들은 대부분 300만원 안팎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유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군부대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사기 주의보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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