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탄생한 ‘톱스타’
장충 팬미팅 ‘매진’에 “주제 파악해” 원성
음원·영화·광고 ‘변우석 효과’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배우 변우석은 '월요병' 치료제로 불릴 만큼 인기였던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남자주인공 선재를 연기하며 뜨겁게 떠올랐다. 오는 7월 예정된 변우석의 첫 국내 팬미팅 티켓은 눈 깜짝할 새 동났고, 예매 대기자만 70만명 넘게 몰렸다. 암표가 500만원까지 치솟자 '임영웅처럼 변우석도 주제 파악을 하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팬미팅 장소를 4500여석 규모의 장충체육관에서 더 큰 곳으로 옮겨야 마땅하다는 원성이 터져 나오면서다.
지난 28일 종영한 '선재 업고 튀어'는 톱스타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로맨스물이다. 웹 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5월 내내 TV-OTT 화제성 조사(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서 1위에 올랐고, 변우석은 10년 만에 최초로 드라마, 비드라마 모두 1위를 석권했다.
변우석은 극 중 19살의 패기 넘치는 학생 선재와 20살의 풋풋한 대학생 선재, 톱스타 34살의 선재를 연기했다. 각기 다른 청춘의 얼굴을 드러내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일편단심 사랑을 로맨틱하게 그려 인상적이라는 반응이다.
체감상 강동원, 박보검 이후 이렇게 뜨겁게 주목받은 스타가 있었나 싶다. 작품 속 선재처럼 변우석은 '톱스타'가 됐다. 어딜 가나 구름떼처럼 팬들이 몰린다. 탑승 차량을 쫓아오고 헤어메이크업 숍, 거주지, 심지어 비공개 스케줄까지 따라다니는 '사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소속사는 "개인 신상정보를 불법 취득하는 등 사생활 침해 행위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아이돌그룹이 아닌 한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에게 이 정도 관심이 집중된 건 드문 일이다.
인기 척도인 '팬미팅'에서 그를 향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변우석은 오는 7월6·7일 양일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2024 변우석 아시아 팬미팅 투어-서머 레터'를 개최한다. 이 공연의 티켓은 지난 27일 오후 8시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 예매 사이트 접속 대기 인원이 70만명 이상 이어지며 접속이 폭주했고, 서버가 마비됐다. 이후 취소석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발생할 경우 빛의 속도로 동이 나고 있다.
'임영웅급 인기'에 암표상이 활개 치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변우석 팬미팅 티켓 양도가는 최소 20만원에서 170만원에 이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5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는 서울을 시작으로 대만, 태국, 홍콩 등 아시아를 돌며 팬미팅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콘텐츠 시장에서 변우석 효과도 엄청나다. 그가 부른 '선재 업고 튀어' OST 음원인 '소나기'는 멜론 신곡 차트 핫100 5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아이유, 뉴진스 등 전통적인 음원 강자들도 오르기 힘든 10위권 내 진입해 일주인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배우가 부른 OST 음원으로는 이례적 인기다.
변우석이 출연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티빙 실시간채널 시청 순방문자수(UV)가 2022년 이후 자체 최고 수치를 기록했고, 주문형비디오(VOD) 시청 수도 전주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그가 출연한 SBS 예능 '런닝맨'은 3개월 만에 4%대 시청률을 회복했다. 그가 과거 출연한 유튜브 콘텐츠도 '역주행'하며 조회수가 급상승하기도 했다.
멀티플렉스 CGV는 변우석 주연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를 31일부터 특별 상영한다. 그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지난해 3월 개봉했다. CGV 전정현 콘텐츠편성팀장은 "일부 극장에서 이미 매진을 기록하는 등 반응이 뜨거워 상영 극장을 확대 편성했다"고 전했다.
광고계는 '변우석 모시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선재 효과'에 변우석의 몸값은 몇 배로 뛰었다. 그는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 모델로 발탁됐고, 이미지에 부합하는 각종 광고를 타진 중이라는 전언이다. 그는 '유퀴즈'에 출연해 "일이 많아져서 회사 분들이 저를 위해 야근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물 밀듯 밀려드는 광고 등 섭외 문의가 얼마나 늘었냐고 묻자 "10배에서 20배 정도"라고 밝혔다.
앞서 변우석은 2022년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좋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그의 바람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재 신드롬에 여러 제작사에서는 일찌감치 그를 위한 '맞춤 시나리오'를 건넸다는 전언이다. 드라마가 대박 나자 그를 잡기 위한 손길로 분주한 분위기다.
변우석이 이미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는 점도 어마어마한 매리트다. 그는 1991년생으로, 2011년 11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2013년 8월 37보병사단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이 점이 영화, 광고계에서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변우석 앞에는 '황금 꽃길'이 깔려있고,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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