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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조롱하고 136억 버는 래퍼…구글·골드만 등 재계 섭외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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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기업 행사 단골 래퍼 '켈리 제임스' 조명
CEO·유명인 놀리고 민감한 주제로 즉흥 랩
"행사 참석자 명단 받고 철저히 사전 조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신을 놀리는 가수를 섭외하려고 기꺼이 돈을 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미국의 40대 래퍼 켈리 제임스를 집중 조명했다. 제임스는 '힙합 전설' 드레이크나 에미넴처럼 유명한 래퍼는 아니지만, 글로벌 기업 행사 등에 자주 초청돼 수백억원을 번다. 그가 지난해 112개 행사에 참석하고 벌어들인 돈만 1000만달러(약 136억4000만원). 올해도 델타, 홈디포, 골드만삭스, 매켄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기업의 행사에 초대됐다.

CEO 조롱하고 136억 버는 래퍼…구글·골드만 등 재계 섭외 1순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사진 왼쪽)와 래퍼 켈리 제임스(사진출처=켈리 제임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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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제임스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을 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켈리가 모든 행사에 있었으면 좋겠다", 척 로빈스 시스코시스템즈 CEO는 "우리 모든 시스코 가족은 켈리가 지겹지 않다"고 평가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독특한 라이브 공연"이라고, 미국 프로농구(NBA) 최고 스타인 스테픈 커리는 "놀랍다. 대형 행사가 있다면 그를 고용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명 래퍼가 아닌 켈리 제임스에 이처럼 극찬이 쏟아지는 이유는 그의 공연 방식 때문이다.


그는 주로 행사장에서 가장 높은 직위에 있는 CEO나 유명인을 타깃해 이들을 소재로 농담을 건네는 방식의 랩을 한다. 상대방이 자신을 어려워하는 모습만 보던 CEO나 유명인들이 친구 같은 이러한 래퍼의 태도를 즐긴다는 평이 나온다. 또 행사 주최 측이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거침없이 랩의 소재로 꺼내 든다. 다들 쉬쉬하는 소재를 입에 올려 서로 기분은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참석자들이 유쾌하게 웃을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 그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켈리 제임스는 지난해 델타항공이 주최하는 마스터스 골프 행사 관련 파티에서 공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를 주제로 프리스타일 랩을 했다. 바스티안 CEO가 평소 퍼스트석,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고 항공기 뒤쪽 자리를 선호한다는 점을 활용했다. 그는 "에드는 항공기 뒤편에 있지. 우리는 그게 전통인 걸 알아. 다른 많은 수장은 그와는 다르지. 그런데 그의 애완견은 휴가를 떠나, 전용기로 말이야"라고 랩을 읊었다고 한다. 바스티안 CEO의 아내가 남편과는 떨어져서 애완견을 안고 퍼스트석에 앉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이를 들은 바스티안 CEO는 크게 웃었다고 한다. 바스티안 CEO는 "내 인생에서 그렇게 크게 웃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바스티안 CEO는 켈리 제임스에 대해 "항상 마스터스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켈리 제임스는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 국부펀드(PIF) 주최 행사에서 '화석 연료'를 주제로 즉흥 랩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가 현장에서 청중들에게 랩을 하겠다며 키워드를 던져 달라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야시르 알 루마이얀 PIF 총재가 이 키워드를 던진 것이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화석 연료에 집중된 국가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라는 미션을 PIF에 내린 상황에서 나온 중요 키워드였다. 제임스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즉석에서 랩을 했고 루마이얀 총재가 크게 만족해 개인 행사에도 그를 초대 했다고 한다.

CEO 조롱하고 136억 버는 래퍼…구글·골드만 등 재계 섭외 1순위 지난해 4월 메르세데스 벤츠 마스터스 위크에 초청돼 공연 중인 켈리 제임스(사진출처=켈리 제임스 홈페이지)

그는 이 외에도 골프 토너먼트 행사에 참석해 우즈나 커리 등 유명 인사를 소재로 해 랩을 하며 주목받았다. 사모펀드 실크레이크 공동 CEO인 에곤 더반은 사회적 성공을 거두기 전처럼 친구들과 농담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에게 마음이 끌린다며 자신의 개인 기부 모금 행사와 아내의 50번째 생일파티에 그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WSJ는 "많은 사람이 상사를 놀리고 싶어 하지 않냐"며 "켈리 제임스는 놀림을 당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인사들을 놀리면서 경력을 쌓았다"고 전했다.


켈리 제임스의 이러한 즉흥 랩은 수많은 노력 끝에 나왔다. 사전 조사를 담당하는 직원 2명이 별도로 있어 행사가 잡히면 참석자와 관련해 모든 정보를 취합한다. 행사 참석자 리스트를 모두 받고 기사, 링크드인 프로필 등 정보를 취합해 직장이나 출신 학교, 골프 실력, 자녀 유무 등을 파악한다. 가끔은 비공개 정보를 얻고자 협약을 맺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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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공연 현장에서 취합한 정보의 7%를 사용할 수도, 90%를 사용할 수도 있다"며 "대학 축구나 일본의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해 랩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악에 반대하던 부모의 뜻으로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클럽에서 일하던 중 안경 브랜드인 오클리를 시작으로 맥주 회사인 코로나, 음료 회사인 레드불, 신발 제조 업체인 반스 등 기업 행사에 잇따라 초청되며 이 길을 걷게 됐다. 그는 WSJ에 "나를 고용하는 사람들은 공연하기 전에 다소 긴장하고, 나 또한 긴장한다"며 "관련 정보를 이해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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