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찬성 밝힌 5명 보다 이탈표 더 적어
추경호 "특검법 가결은 탄핵열차 시동" 단속
22대 국회에서 재추진 탄력 불투명해져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채상병특검법' 개표 결과는 부결이었다. 무기명 투표로 세부적인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이탈표를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표 단속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28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은 총 294표 중 가결 179표, 부결 111표, 무효 4표로 최종 부결됐다.
이날 투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탈표 조짐이 보였기 때문에 가결표보다 부결표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범야권 의원 수는 총 180명으로 이탈표 17표가 나오면 특검법은 가결되는 상황이었다. 국민의힘 의원 수는 113명, 황보승희 자유통일당 의원, 하영제 무소속 의원 등 범여권 의원 수는 총 115명으로 이 중 공개적으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만 해도 5명(김근태·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이 나왔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특검법 가결은 탄핵 열차 시동"이라며 막판 이탈표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결론적으로 이날 표결에서 부결은 111표로 예상보다 적은 수가 이탈했다. 범여권 의원 수는 앞서 언급한 대로 115명으로, 공개적으로 찬성하겠다고 밝힌 5명이 이탈할 경우만 계산하더라도 부결표는 110명이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이날 표결 결과는 이보다도 더 적은 총 4명 이탈(111명)로 집계됐다.
공개 의사를 밝힌 의원 중 일부가 마음을 바꿨을 경우, 또 이들이 무효표를 던졌다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야권에서 오히려 더 많은 이탈표가 나와 부결에 표를 던진 셈이 된다.
어떤 해석을 하더라도 추 원내대표는 공개된 반대보다 더 적은 이탈표로 이번 특검법 표결을 마무리했다. 막판까지 표 단속을 하며 의원들을 단속한 추 원내대표의 당내 입지는 22대 국회에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정회 중 기자들과 만나 "의사 일정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강행된 본회의에서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채상병특검법 관련해 지켜보신 대로 재의요구가 부결됐다"면서 "의원님들과 이 문제를 상의하고 그동안 많은 말씀을 나눈 결과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 결과를 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최소 이탈표가 나온 만큼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특검법을 재발의한다고 해도 통과될지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여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당내에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남아 있다는 의미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