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생 등 참여하는 TF 꾸려
피해 신고 통로 만들기로
졸업사진 접근권 제한도 협의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은 23일 '서울대판 N번방'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판 N번방 사태는 서울대 졸업생 2명이 2021년 7월부터 대학 동문 등 여성 수십 명의 사진을 합성한 음란물을 만들어 단체대화방에 유포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을 말한다.
유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서울대 졸업생이 관여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학교의 책임자이자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과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사회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과 피해자보호를 위해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이 부분은 결국 교육기관으로서 서울대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넓은 의미의 인성과 사회적 책임, 공공성, 시민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직후 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 TF를 만들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TF에는 교수와 전문가, 학생들도 참여한다.
TF는 전날 첫 회의를 열고 성범죄 피해자를 법률적·심리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신고통로를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효과적인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방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요청했다.
졸업 사진이 합성 음란물에 활용된 점을 고려해 다른 학생 사진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도록 졸업앨범 제작업체와 협의할 방침이다.
김성규 서울대 교육부총장은 "(디지털 성범죄가) 서울대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국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며 "다른 데서도 활용할 수 있는 모범적인 매뉴얼을 만들고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