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소매 유통업체 월마트가 소비심리 위축 우려에도 1분기 매출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체 매출도 기존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월마트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마트는 16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미국 내 매장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3.7%)를 웃돈 것이다. 전자상거래 매출은 같은 기간 22% 급증했다. 월마트 측은 식료품점에서 연간 10만달러 이상을 소비하는 고소득층 가구가 상당수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호실적을 보인 데 대해 월마트 측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쇼핑객들이 저렴한 가격 이상의 것을 원하고 있다"며 "이는 대외 환경과 관계없이 우리가 좋은 품목, 가격,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계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올해 전체 매출과 이익 기대치를 상향 조정했다. 월마트는 주당순이익(EPS)을 기존 주당 2.23~2.37달러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수정했다. 또한 올해 매출이 3~4%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4~6%를 웃돌 것으로 관측했다.
월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는 다른 경쟁 소매 업체와는 다른 양상이다. 가구 소매 업체 홈디포는 고금리에 따른 고객의 인테리어 계획 연기 등을 이유로 이번 1분기 매출이 2.3% 감소했다고 전한 바 있다.
월마트는 꾸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광고 판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들기 위해 TV 제조 업체 비지오를 23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프리미엄 식품 라인을 선뵈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약 10년 만에 주요 매장을 건립할 계획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운영 비용 증가 등으로 수백 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원격 근무자에게 사무실로 출근하도록 하는 근무지 재배치에 나서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월마트 주가는 이날 7% 상승 마감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월마트는 올해 초 이후 약 22% 상승 흐름을 보여 왔다. 이는 S&P500지수 상승률(11%)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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