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특수의 전설’… 5번 좌천 끝에 검찰 떠나다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뉴스듣기 글자크기

‘정의, 형평, 절제’ 지켜온 주영환 부산고검 차장

13일 전격 발표된 ‘윤가근한가원’(尹可近韓可遠·윤석열 대통령과 가깝고, 한동훈 전 법무 장관과는 먼) 검찰 간부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대표적인 ‘윤근한근’(尹近韓近)인 주영환 부산고검 차장(사진)의 좌천(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다. 주 차장은 2012년 3월 윤 대통령의 결혼식 사회를 맡았을 정도로 윤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였고, 한 전 장관과는 2022년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는 등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주 차장은 인사 발표 직후인 14일 사표를 냈다.


‘특수의 전설’… 5번 좌천 끝에 검찰 떠나다 [이미지출처=법률신문]
AD

주 차장은 이런 인연 외에도 한 전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27기 특별수사 트로이카’로 불리며 특별수사에서 탁월한 능력과 업적을 보여줬다. 그래서 그의 좌천과 사퇴는 검찰 내부에서 미묘하고 복잡한 기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 차장은 2011년 저축은행 합수단 2팀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을,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에서 이완구 전 총리를 수사했다. 2016년 검찰총장 직할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출범할 당시에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각각 1·2팀장을 맡았다.


수사능력은 탁월했지만 그의 검찰 인생은 좌천과 복권을 넘나드는 등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2013년 채동욱 검찰총장 시절 핵심 요직인 대검 범죄정보담당관으로 발탁됐으나 채 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사퇴하며서 인천지검 외사부장으로 1차 좌천됐고, 2014년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 검거 전담팀장을 맡았다가 유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되는 바람에 부산고검으로 2차 좌천인사를 당했다.


2017년 그를 아끼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취임하면서 대검 대변인으로 발탁됐으나 2020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 다시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으로 좌천됐다.


2021년 박범계 법무부 장관으로 바뀌면서 27기 동기 중 막차로 검사장 승진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이듬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동기인 한 장관의 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았는데, 2022년 5월 한 장관 취임 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 대구지검장으로 발령났다. 이 인사도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그가 문재인 정부 마지막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친윤 검찰’에겐 곱지 않게 비춰졌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주 차장은 대구지검장으로 부임해 시중은행을 이용한 수조 원대 국내 최초 비트코인 환치기 수사를 지휘해 전부 유죄 판결을 받는 등 많은 수사 성과를 냈다.


그렇다고 그의 시련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경북경찰청은 2023년 6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한 안해욱(74)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에 대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지검은 한 차례 보완수사를 지시한 뒤 피의자가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성실히 출석하고 있고 증거 인멸 우려가 적다며 검찰 단계에서 영장신청을 기각했다.


3개월 후 진행된 검찰 인사에서 대구지검의 주 검사장은 부산고검 차장으로, 조대호(30기) 1차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천기홍(32기) 인권보호부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인사가 났다. 천 부장은 경찰이 신청하는 영장 처리가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 지휘부와 담당 검사가 모두 눈에 띄게 좌천 인사를 당한 것이다. 조 차장과 천 부장은 바로 사표를 냈다.


주 검사장은 13일 갑작스런 검찰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다섯 번째 좌천 인사를 당했다. 그는 14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의사를 밝히며 “검찰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 검찰의 사명은 범죄로부터 국민, 사회, 국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순간 한순간 정의와 형평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적었다.


주 검사장의 사퇴에 대해서는 검찰 선후배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선배 검사는 “주 검사장은 수사 능력도 뛰어났지만, 그와 함께 ‘절제’를 알고 원칙을 지켜왔던, 요즘 검찰에선 특히 보기 드문 검사였다. 그래서 그의 굴곡진 검찰 역정과 사퇴가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AD

우빈, 임현경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4.1706:10
    정갑영 전 총장 "갈등 풀려면 경제 성장해야…해법은 교육"
    정갑영 전 총장 "갈등 풀려면 경제 성장해야…해법은 교육"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1610:10
    김형오 "개헌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결별해야"
    김형오 "개헌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결별해야"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1010:00
    손봉호 “헌재 결정에 승복 안하면 자해행위”
    손봉호 “헌재 결정에 승복 안하면 자해행위”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0911:19
    정세균 "국민통합 안 되는 원인은 정치…갈등 조장 세력 단절해야"
    정세균 "국민통합 안 되는 원인은 정치…갈등 조장 세력 단절해야"

    편집자주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분열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은 변화의 마중물이다. 고난과 역경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혐오와 반목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60일도 남지 않은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중요한 시험대다. 다시 갈등과 혼돈의 늪에서 헤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고,

  • 25.04.0811:41
    양극단으로 쪼개진 사회…회복과 통합, 그 해법은
    양극단으로 쪼개진 사회…회복과 통합, 그 해법은

    "신뢰가 없으면 공동체 구성원 간에 믿음이 없으니,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 정치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8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춘추시대 유학자인 공자(公子)가 남긴 말을 전했다. 지난겨울 비상계엄의 충격파 속에 혼돈에 휩싸여 있던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얘기다. 문 전 의장은 "공자 말씀이 ‘정치가 무엇이냐’를 물으면 군사(국방, 안보)와 식량(경제), 믿음(공동체) 3가지를 말했다"면

  • 25.04.2207:20
    '1367억' 부동산 없어도 재산 1위 안철수, 강남 아파트 김동연·한동훈·홍준표[AK라디오]
    '1367억' 부동산 없어도 재산 1위 안철수, 강남 아파트 김동연·한동훈·홍준표[AK라디오]

    편집자주대선이 본격화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한창 경선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5월 3일 후보를 결정하고, 민주당은 이르면 이달 27일 후보를 결정한다. 대선주자들의 다양한 면모를 알아보기 위해 ①대선주자와 종교 ②대선주자와 병역에 이어 ③대선주자와 재산에 대해 알아보았다.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가 대선주자들의 재산을 분석한 결과 대선 후보들의 재산은 대부분 아파트와 예금으로 구성돼 있었다

  • 25.04.2107:20
    유종일 "이재명 '성장 전략 짜 달라' 전화"
    유종일 "이재명 '성장 전략 짜 달라' 전화"

    유종일 '성장과 통합' 상임공동대표가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지난 18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2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 대표는 "시장 원리를 거스르면 목표 달성도 못 하고 부작용만 커진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원자력은 꼭 필요하다. 가급적 빨리 신규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연공서열제를 개혁해야 정년

  • 25.04.1807:39
    양기대 "통합 필요한 세력 진정성 있게 껴안아야"
    양기대 "통합 필요한 세력 진정성 있게 껴안아야"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전직 의원들의 모임인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국회의원이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했다. '희망과 대안 포럼' 이사장이기도 한 양 전 의원은 "정권 교체가 중요하다"며 "제3세력 태동 가능성은 사그라들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누가 정권을 잡든 대선 이후 경제적 불평등 등에 대한 깊은 통합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7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서울 중

  • 25.04.1308:00
    테슬라 폭락에 백악관 나간다는 머스크…트럼프와 멀어지나
    테슬라 폭락에 백악관 나간다는 머스크…트럼프와 멀어지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조만간 정부를 떠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내용으로,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도 떠날 시점이 올 것이다. 아마 몇 달 후가 될 것 같다"라고 발언하면서 머스크의 조기 사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머스크가 이탈리아 극

  • 25.04.1207:00
    드론 격추하기 시작한 북한군…수세로 몰린 우크라
    드론 격추하기 시작한 북한군…수세로 몰린 우크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초기 고전에도 불구하고 현대전 전술에 빠르게 적응하며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을 앞세운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후퇴를 거듭하면서 자국 국경 방어에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전환됐다. 초기에는 무인기(드론) 전술에 적응하지 못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던 북한군이 짧은기간 내에 드론 대응 전술을 익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