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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르포]'경기도 다낭시' 한국 치안의 최전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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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특성·느슨한 단속 악용
한국·대만인 등 주도 범죄 늘어
정부, 적극적 치안확보 필요

최근 개봉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천만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와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는 여러 공통점이 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범죄의 배경으로 동남아시아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지에 거점을 둔 한국 범죄자들이 불법 도박, 온라인 베팅, 마약 밀매, 납치 및 몸값 요구 등의 범죄를 저지른다. 돈과 관련된 환치기, 탈세, 폭력 또한 빠지지 않는 요소들이다.

[아시아르포]'경기도 다낭시' 한국 치안의 최전선 돼야 동남아 배경 영화 '범죄도시'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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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달리 관객들은 크게 공감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아시아 및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으로의 여행과 장기 거주, 그리고 사업 투자가 일상화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 중부의 다낭시는 ‘경기도 다낭시’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한국인이 찾는다. 성수기에는 수만 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베트남에 머문다는 얘기다.


‘경기도 다낭시, 마닐라시…’ 느슨한 국경, 법체계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교류가 잦아지며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예전에는 현지 경찰과 협조하여 혐의자를 단순히 송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현장에 파견된 경찰관이 영화의 소재가 된 것이다. 한국인이 피해자를 넘어 본격적인 가해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과거 필리핀 정도만 위험지역으로 꼽혔다면, 이제는 아세안 전역으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의 치안이 서구에 비해 취약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현지 주민들이 선량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문제는 동남아시아의 느슨한 법체계와 지리적 이점을 악용하는 한국인 범죄자들이다.


왜 동남아시아일까. 우선 지리적 특징이 있다. 동남아시아는 골든 트라이앵글(미얀마·라오스·태국)과 같은 내륙 깊숙한 오지가 마약 생산과 밀매 경로로 활용된다. 또한 이 지역의 넓은 해안선과 다공성 국경, 울창한 밀림은 정부의 단속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인접한 나라가 많고 국경선 넘기도 쉬워 숨기에도 적당하다.


동남아 특유의 양극화 경제 사회도 중요한 요인이다. 일부 지역의 심각한 가난과 합법적인 취업 기회 부족으로 개인들이 생존이나 수입을 위해 마약 밀매나 도박에 참여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부패와 취약한 거버넌스이다. 법 집행 기관, 사법 시스템 및 정부 기관 내 부패는 범죄 네트워크가 면책 특권을 누리며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불법 활동을 조장한다. 규제 집행력이 약한 공간에, 외국인(한국인) 범법자들이 불법 도박 서버를 설치하거나 납치 협박을 벌이기 쉽다는 얘기다.


범죄에 대한 인식 차이도 문제를 키운다. 도박과 마약 사용에 대한 사회적인 허용 정도가 동남아와 동북아시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닭싸움이나 카드 게임, 화교들이 즐기는 마작 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도박은 현지 관습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지난해까지 대마초(마리화나)가 잠시 합법화됐다.


중국과 넓은 국경선 공유

한국인만이 동남아 범죄의 표적 되는 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대만, 중국, 싱가포르인도 마찬가지다. 2022년 대만에서는 ‘캄보디아 커넥션’이라는 메가 스캔들이 불거졌는데, 인터넷 구인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건너간 젊은이들이 그곳에 감금돼 온라인 불법 마케팅과 피싱, 장기매매 등 조직적 범죄에 이용된 것이다. 그 피해자가 수천 명에 달해 대만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


싱가포르인들도 흔하게 온라인 사기 피해자가 된다. 페이스북 와츠앱 등의 메신저로 홍콩이나 대만, 캄보디아로 놀러 오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여기엔 골프, 마사지, 유흥, 저리대출 등의 유혹이 포함되어 있다. 동남아 전 지역에는 중국인 화교들이 넓게 퍼져 있어 언어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점이 피해를 키웠다. 싱가포르 정부는 해외에서의 유흥활동을 심하게 단속했고, 도박을 좋아하는 화교 문화를 고려해 입장료만 내면 국내에서 도박을 즐길 수 있도록 아예 정책을 바꿔버렸다.


실제 동남아 범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중국 화교의 묵직한 존재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동남아에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정착한 중국 디아스포라 커뮤니티(화교)가 상당수 존재한다. 이들은 도박, 마약 밀매, 기타 불법 기업 등 범죄 행위에 빠지지 않고 연결고리가 된다. 여기엔 여러 역사적 정치적 배경이 존재한다. 우선 중국과 동남아는 장대한 국경선을 공유하는 이웃으로, 양쪽 모두에 정체성을 가진 민족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관계를 악용하여 밀수, 인신매매 또는 기타 불법 사업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그렇다고 화교들이 범죄를 주도하는 건 절대 아니다. 대만인 캄보디아 납치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범죄를 주도한 것은 대만에서 건너간 조직폭력집단, 즉 자국인 범죄조직이 먼저 있었다. ‘범죄도시 4’의 모티브가 된 2015년 파타야 살인 사건 역시도, 한국의 조직폭력배가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한국인 IT 개발자를 태국으로 초청하면서 불거졌다. 현지인들은 범죄 조직이나 단체에 의해 불법 활동에 참여하도록 착취당하거나 강요받는 조력자 관계라는 얘기다.


국내에서 한정되었던 범죄의 범위가 국제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저비용 항공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범죄자들이 숨기에 좋으며 비즈니스로 포장되어 불법적인 수익을 올리기엔 국내보다 해외가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동남아에는 한국에서 허용되지 않는 자유로운 환경이 이들 범죄자를 불러 모으기 좋다. 물가는 싸고 인건비는 저렴하기에 조력자 구하기도 쉽다.


무엇보다 동남아는 폐쇄적 한국과 달리 국경을 넘기 쉽고 각국 정부의 단속도 느슨해 ‘초국가적 범죄조직’이 활개 치기 쉽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한국 정부의 치안 확보 노력도 보다 국제적으로 지능적이며 적극적이어야 한다. 한국인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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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르포]'경기도 다낭시' 한국 치안의 최전선 돼야

정호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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