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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상속세, 사회적 공감 가능한 선에서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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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납부한 세금 경감 도입
저항 줄이고 배당 성향 높일 것

[논단]상속세, 사회적 공감 가능한 선에서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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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가 너무 높다고 한다. 그 때문에 대주주가 상속세를 절감하기 위해 고의로 지배기업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도 한다.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상속세를 감세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감면 주장은 ‘제보다 젯밥에 관심’이란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슈를 이용해 자산가들의 ‘눈에 가시’를 없애 보겠다는 심산일 것이다. 대주주가 배임행위나 시장 조작을 통해 주가를 낮추는 일은 본질적으로 소액주주에게 큰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로 보아야 한다. 상속세 감면이라는 대가를 줄 테니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는 방식은 마치 마약상에게 마약값을 대신 줄 테니 마약을 만들지 말라는 식의 해법처럼 기이하게 느껴진다.


대한민국의 상속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높은 축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상속세를 크게 낮출 경우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특별한 이유가 있다. 1주택 양도세 공제, 낮은 보유세율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그동안 너무 낮아 평생 납입한 세금이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큰 상속 재산을 축적한 자산가들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수십억 원, 수백억 원 재산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지만 평생 그 재산의 10% 금액만큼의 세금도 납부하지 않았던 자산가가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만약에라도 상속세가 없어진다면 과거 중세 귀족이나 조선시대 양반처럼 부동산의 대물림을 영원히 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래서야 가계 재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이라는 기형적인 구조에서 탈피할 수 없다. 평생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한 이유로 정작 상속자산은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의 입장에서도 일방적인 상속세의 감면을 받아들이기 힘들 터이다.


필자는 상속세율을 유지하되 평생 납부했던 모든 소득세, 보유세, 건강보험료 등의 총계만큼 상속재산액에서 경감해주는 방식 등으로 상속세법을 수정하기를 주장한다. 만약 100억원의 자산을 남기는 자산가가 평생 납부한 세금 등이 40억원이라면 이를 차감한 60억원만 상속재산액으로 계산하여 세금을 부과하자는 논리이다. 이 경우 세법 개정에 큰 저항도 없을뿐더러 밸류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주주의 입장에서 지금 납입하는 배당소득세에 비례하여 후일 상속세를 경감받을 수 있기에 회사에서 놀고 있는 돈들을 적극적으로 배당금으로 지급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우 다른 나라들만큼만이라도 배당 성향이 높아진다면 세수도 많아지고 배당받은 국민들이 생성하는 유효수요도 높아져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런 납입세금의 상속재산 공제 방식은 향후 보유세에 대한 자산가들의 저항감도 많이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밸류업을 위해 대주주의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상속에 대한 우리들만의 고정관념들도 깨트려야 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해외 유수 기업에 대해서는 한 번도 창업자의 자손이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은 우리 국민들이 유독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경영권 상속은 당연시하고 있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애초부터 자본주의의 주식회사 시스템은 경영권의 직계비속 상속을 염두에 두지 않고 디자인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상속의 문제로 야기되는 많은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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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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