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로부터 17조원 지원 받아
여성·성평등 위한 별도의 자선 활동 방침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전 부인 멀린다 게이츠가 세계 최대 자선재단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떠난다. 여성과 가족을 위한 별도의 자선사업을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멀린다는 1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의장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재단은 현재 훌륭한 경영진·이사회에 맡기고 나는 자선사업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미국과 전 세계의 여성과 소녀들에게 중요한 순간이고, 성평등을 보호하고 진전시키려 싸우는 이들에게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빌과의 합의 조건 덕분에 이들을 위해 125억달러(약 17조원)를 추가로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사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빌 게이츠도 별도의 성명을 내 "멀린다는 게이츠 재단의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 의장으로서 조직의 전략과 추진력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멀린다를 떠나보내게 돼 아쉽지만, 그녀가 자신의 미래 자선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멀린다는 2021년 빌 게이츠와 이혼 당시 자신이 재단을 떠날 경우 빌 게이츠로부터 별도의 자선사업을 위한 자금을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게이츠 재단을 떠나 별도로 자선사업을 하겠다는 멀린다의 발표는 이혼 후 3년 만에 나온 것이다.
게이츠 재단은 2000년 빌 게이츠와 멀린다가 결혼 후 공동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 자선 단체로 운영 자금이 750억달러(약 100조원)에 육박한다.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퇴치를 비롯해 인도·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 등 전 세계 빈곤 퇴치와 보건 개선 활동에 주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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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멀린다는 2015년 미국 내 여성과 소수자들의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자선단체 피보탈벤처스를 설립하고 10억달러를 쾌척하는 등 자선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2012년엔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재산은 133억달러(약 18조2000억원)로 추정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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