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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포위한 라파,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이유 [뉴스in전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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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례적인 무기지원 중단 경고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접경 전쟁터
민간인 학살시 5차 중동戰 발발 우려

이스라엘이 포위한 라파,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이유 [뉴스in전쟁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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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 이집트와의 접경도시인 라파를 기갑부대로 포위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정부에 라파 공격시 무기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이례적인 경고를 남기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자지구에 남겨진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라파는 현재 100만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집결해있는데요.


이스라엘 정부가 전면공격 주장을 꺾지 않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간 외교적 마찰이 커지고 있습니다. 라파까지 이스라엘의 대공세로 민간인 피해가 확대되면 그동안 전쟁개입을 꺼렸던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들까지 이스라엘과 척을 지게 되면서 제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시간에는 팔레스타인에서 이집트로 들어가는 관문도시로 역사기간 내내 늘 전쟁이 뒤따랐던 도시, 라파의 역사와 함께 현재 얽혀있는 문제들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네타냐후 "라파서 하마스 물리쳐야"…美와 의견충돌
이스라엘이 포위한 라파,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이유 [뉴스in전쟁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먼저 뉴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개된 미국 TV 프로그램 '닥터 필 프라임 타임'과 인터뷰에서 "우린 (미국과) 종종 합의도 했지만 의견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의견차이를 극복할 수 있으며 이를 희망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한 일은 반드시 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발언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세를 앞두고 전면전이 개시되면 무기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미국과 최대한 대화를 통해 의견차이를 극복하겠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라파를 반드시 공격해야한다는 기존 입장은 조금도 굽히지 않고 있는 내용인데요.


이스라엘은 라파에 주둔 중인 하마스 일당을 제거하지 않으면 지난해 10월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도 "우리가 그들(하마스)을 파괴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땅굴에서 나와 다시 가자를 점령하고, 10월7일 엄청난 학살을 또다시 반복할 것"이라고 강조했죠.


앞서 이스라엘 방위군(IDF)는 대규모 기갑부대를 전개시켜 라파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국경지대를 점거하고 도시 전체를 포위했습니다. 이곳에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밀려든 100만명 이상의 피란민들이 모여있는 상황이라 이스라엘군의 대대적 공세가 시작되면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죠.

중동에서 이집트로 넘어가는 관문…민간인 학살 반복
이스라엘이 포위한 라파,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이유 [뉴스in전쟁사] 기원전 217년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시리아 셀레우코스 왕조가 현재 가자지구 라파 일대에서 벌인 라피아 전투(Battle of Raphia)를 새긴 고대 이집트의 라피아 법령 석판 모습.[이미지출처=이집트 박물관]

이제는 가자지구 최후의 보루가 된 라파는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도시입니다.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라파흐, 혹은 라피아란 이름으로 불렸는데요. 이집트에서 팔레스타인으로 나갈 수 있는 관문도시라 고대부터 중동의 패권국가들이 전투를 벌인 곳으로 유명합니다.


기원전 720년 아시리아 제국의 사르곤 2세가 이집트군을 물리친 곳도 이 라파였는데요. 구약성경에 이스라엘 왕국 분열시기에 등장하는 북이스라엘 왕국이 바로 이 아시리아와 이집트 두 강대국 간 충돌에 휘말리면서 이때 결국 아시리아에 의해 멸망하게 됐죠. 기원전 217년에는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시리아의 셀레우코스 왕조, 두 헬레니즘 왕조가 이 라파에서 격돌하기도 했습니다.


7세기 이슬람 왕조가 들어선 이후에는 팔레스타인 최남단의 소규모 도시로 남게 됐고, 다행히 이후 십자군 전쟁과 같은 대규모 전쟁에는 휘말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 분쟁이 심화되면서 포화의 한가운데 놓이게 됩니다. 1950~60년대 2, 3차 중동분쟁 당시에는 수많은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밀려오면서 수백명에 불과하던 인구가 8만명까지 늘어나게 됐죠. 이후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라파를 서로 분할 점령하고 국경을 세우면서 가자지구 라파와 이집트 라파, 2개 시가지로 쪼개지게 됐습니다.

하마스와 국지전에서 중동전쟁으로 확전 우려
이스라엘이 포위한 라파,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이유 [뉴스in전쟁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러한 지정학적 문제로 인해 중동전쟁이 터질 때마다 라파 지역에서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됐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이스라엘이 전례없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라파를 완전히 포위하면서 막대한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최근 이란과 각각 본토에 대한 공습작전을 주고받은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경우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전쟁 개입을 자제해오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는 물론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들도 입장을 바꾼다면 자칫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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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인 점은 이스라엘의 미군 무기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미국이 무기지원을 중단하면 당장 항공기용 미사일이나 폭탄은 아예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고 군수품의 70% 이상을 미국에 의존 중인 상황이라 전쟁 자체를 지속하기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더 이상의 확전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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