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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정크푸드로 ‘하루 1만칼로리’…초고도비만자의 폭식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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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웨일’ 주인공 특정사건계기 피자 폭식
영국 가장 무거운 남성들 잇달아 사망
아버지 또는 어머니 죽음 이후 폭식
주로 정크푸드 삼시세끼 먹어
살빼겠다 다짐했지만 실패로 돌아가

영화 ‘더 웨일’의 주인공 찰리(브랜든 프레이저)는 온라인으로 에세이 작문 강의를 하는 대학 교수다. 그는 결혼해 아내와 딸이 있었지만 동성 제자를 만나 가족을 버렸지만 그 제자가 목숨을 끊으면서 상실감에 빠져 폭식을 거듭했다. 결국 272㎏의 초고도비만이 된 그는 폭식을 끊지 못한다. 매일 피자를 시키지만 직접 받지 않고 현관문 밖에 놔두면 결제를 하고 조용히 가져가 먹는다.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폭식을 거듭하게 된다. 폭식리스트의 고정메뉴는 피자였다.


배달·정크푸드로 ‘하루 1만칼로리’…초고도비만자의 폭식리스트 영국에서 가장 무거운 남성’으로 알려진 제이슨 홀턴. [사진출처=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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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도비만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폭식에 이르게 된 원인은 내적 외적 다양하다. 다만 공통점은 트라우마에 이어질 정도의 충격적인 사건이 폭식을 촉발하는 트리거(방아쇠)가 된다는 것이다. 이달초 사망한 영국남성 제이슨 홀턴(33)도 그랬다. 그는 몸무게가 318㎏에 달했다. 살았을 때도 힘들었지만 죽었을 때도 시신안치부터 장례까지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제이슨은 10대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며 과식하기 시작하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다. 5년간 집 안에만 틀어박혀 케밥, 고기, 초콜릿, 감자 칩, 샌드위치, 오렌지 주스, 탄산음료 등 패스트푸드 배달 음식만 먹었다. 식사량을 줄이려 노력한 제이슨은 개인 요양원에 있는 동안 3㎏을 감량했다. 그러나 심장마비를 여러 번 겪고 걷지도 못해 숨지기 전까지 자택 침대에서만 생활해 왔다.


몸무게가 412.7㎏였던 칼 톰프슨은 2015년 33살에 사망했다. 영국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이었다가 숨지면서 바통을 제이슨에게 넘겼다. 영국 데일리스타와 미러 등은 칼의 식습관을 조명했다. 그도 비만을 겪었지만 발단은 2012년 그의 엄마가 뇌종양으로 사망하면서다. 슬픔을 달래기 위해 그가 먹은 것은 정크푸드였다. 모친의 상실감에서 결코 회복할 수 없었고, 갑작스럽게 죽기 전에 체중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문제의 씨앗은 그가 어렸을 때부터 밤에 냉장고를 뒤지던 과거에 있었다. 성인이 된 그의 아침 식사는 소시지 4개, 계란 후라이 5개, 튀긴 빵, 버섯, 시리얼 한 그릇으로 구성됐다. 점심에는 파스타, 감자칩, 베이컨, 돼지고기 파이, 칩, 페이스트리, 샌드위치, 초콜릿을 먹었다. 저녁은 중국식이나 인도식 테이크 아웃 음식을 선택했다.


배달·정크푸드로 ‘하루 1만칼로리’…초고도비만자의 폭식리스트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맛에는 최적의 조합이지만 몸에는 최악의 조합이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사진출처=픽사베이]

마지막 6년 동안 테이크아웃 비용으로 무려 2만2000파운드(3750만원)을 지출했다. 영국 켄트주 도버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침대에 누워 하루 1만칼로리를 섭취했다. 테이크아웃과 배달앱에서 일주일에 200파운드(34만원)를 지불하고 패스트푸드점에 집 열쇠를 주어 침대로 곧장 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죽기 불과 몇 주 전에 채널 5의 슈퍼사이즈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그는 인생을 바꿔서 평범한 삶을 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제작진에게 말했다.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침대에 가고, 화장실에 가고, 화장실에 먼저 가고 싶다. 그것이 나의 첫 번째 목표다. 두 번째 목표는 아무 문제 없이 이 아파트를 돌아다니는 것이다. 마침내 점점 더 강해지면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면 나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작은 일을 할 때 짐머 프레임(이동 보조기구)과 목발을 사용하는 대신에 짐머 프레임에서 벗어나 목발에 더 자신감을 갖게 되면 뚱뚱해서 할 수 없는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배달·정크푸드로 ‘하루 1만칼로리’…초고도비만자의 폭식리스트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출처=픽사베이]

촬영 당시 그는 당시 한 살이었던 조카와 함께 공원에서 놀기 위해 살을 빼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조카가 커서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을 보기로 결심했다. 안타깝게도 칼은 그렇지 않았고, 2015년 6월 크럼블(과일 위에 밀가루 버터로 만든 크럼블을 얹어서 요리한 디저트)과 아이스크림을 주문한 직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지기 한달전 그는 다른 인터뷰에서 위 밴드를 붙이는 것이 두렵다고 말하면서 체중 감량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면서 "먹는 것 때문에 인생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조기 사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체중의 70%를 감량해야 한다고 그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그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체중감량에 대한 다짐은 너무 늦게 이루어졌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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