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30일 당분간 엔화의 추세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26일 종료된 4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어 최근 엔화의 급격한 약세에 대해 환율은 통화정책의 직접적인 통제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엔화 약세의 장기화 가능성도 없지는 않으며, 엔화의 약세가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기조적인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결국 회의 전까지 155엔 부근에서 정체됐던 엔·달러는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것과 맞물리며 158엔을 돌파했다. 이는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OJ는 단기적인 엔화 약세보다는 중장기적인 물가 상승에 보다 집중하는 듯하다"며 "현재 경기 여건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엔화 약세에 대해 어느 정도 용인한 이상 당분간 엔화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2분기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추가적으로 조정되는 과정에서 달러인덱스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점도 엔·달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남아있다. 문 연구원은 "2분기까지 엔·달러 상방 압력이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펀더멘털 측면에서 엔화 강세를 지지하는 국면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당국 실개입이 있더라도 추세적인 엔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다만 연말로 갈수록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차가 점진적으로 축소되면서 엔·달러 상승 폭이 되돌려질 것"이라며 "BOJ도 연말까지 충분히 완화적인 입장을 유지한 뒤 물가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하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면 엔화는 점진적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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