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 필요한 中 도로 데이터 수집 가능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에서의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 출시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테슬라와 중국 IT 공룡 바이두는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한 매핑(mapping·지도제작, 도면화) 라이선스 계약에 합의했다.
이로써 테슬라는 중국 도로에서 FSD 소프트웨어를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됨은 물론 도로 레이아웃, 교통 표지판, 인근 건물 등 차량 주변 환경 데이터까지 수집할 수 있게 된다. 중국 도로에서 운행되는 모든 지능형 주행 시스템은 매핑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며 외국기업은 해당 라이선스를 보유한 현지 기업과 협약을 맺어야 한다.
또 바이두는 차로 단위까지의 정보를 담은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테슬라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수집된 데이터가 테슬라와 바이두 중 어느 기업의 소유가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바이두와 테슬라의 파트너십은 2020년 초부터 시작됐으며 테슬라는 이미 중국 출시 차량에 바이두의 내비게이션 지도를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성사로 테슬라의 FSD 중국 출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테슬라의 중국 내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규제당국에 FSD 중국 출시를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 FSD를 출시하고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아직 출시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면담 이후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3과 모델Y가 중국의 자동차 데이터 처리 관련 안전 검사를 모두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중국은 현재 국가 안보를 이유로 테슬라가 민감한 지역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한하고, 이를 미국 등 외부로 전송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수석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 CEO의 이번 깜짝 중국 방문을 두고 "분수령이 될 순간"이라며 "이번 방문으로 중국의 FSD 기술이 지평을 여는 것은 물론 테슬라의 빠진 퍼즐 조각이었던 중국에서의 FSD 출시와 관련해서도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첫 감소다. 테슬라의 1분기 중국 판매량은 같은 기간 4% 하락했다. 머스크 CEO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저가형 전기차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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