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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젊은 공직자들의 이탈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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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젊은 공직자들의 이탈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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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해 신입과 경력을 합쳐 152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했다.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였다. 2022년에는 113명을 채용했는데 1년 만에 채용 규모를 35% 늘렸다. 그런데도 사람이 모자라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채용할 것이라고 한다.


한은뿐이 아니다. 금융권 공기업들은 일할 사람이 모자라 채용을 크게 늘리는 중이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160명의 신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85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31명을 모집했던 한국수출입은행도 벌써 50명의 신입 채용을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다른 금융권 공기업들도 인력 채용 규모를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직장 규모는 그대로인데 사람을 많이 뽑는다는 것은 기존 직원들의 이탈이 있었다는 뜻이다. 몇 년 사이에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은의 중도퇴직자는 총 38명인데 이중 2030세대 직원이 22명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87명이 중도퇴직했는데 58명이 2030이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퇴직자 49명 중에 2030은 13명이었다.


젊은 공직자들의 유출도 심상치 않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5급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자 수는 2020년 300명대에서 2022년 500명대로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핵심 부처에서도 로스쿨이나 해외 유학 등 다른 길을 찾아 떠나는 젊은 사무관들이 늘었다.


한때는 모두 신의 직장이라 불렸던 회사들이다. 높은 임금과 좋은 사회적 인식, 나름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까지 챙길 수 있었다. 그런데 젊은 직원들은 왜 퇴사를 선택할까.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직장 리뷰에서 답을 찾아봤다. "낮은 연봉이 가장 큰 문제" "똑똑한 사람 바보 만드는 것도 모자라 거지까지 만들어버림"(한국은행). "높은 업무량과 책임에 비해 낮은 연봉과 복지" "고스펙 대비 낮은 급여"(금융감독원). "민간 대비 낮은 봉급"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는 박봉의 지방회사"(기획재정부).


역시 직원들이 가장 큰 불만은 연봉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은 물론 민간 기업에 비해서도 낮은 연봉 인상률이 문제였다. 정부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과 비슷하게 금융 공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을 결정해왔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 2024년 2.5%였는데 금융 공기업들의 임금 인상률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로 가파르게 상승해 이들의 실질 임금은 사실상 감소했다. 임금에 보다 민감한 젊은 직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은 최소한 물가 상승률만큼은 임금을 올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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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공기업에서 똑똑한 젊은 인재들이 자꾸 이탈하는 현상은 정부나 정치권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나라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경제 정책을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데 사기 저하로 엉뚱한 결과물이 나올까 우려된다.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처우 없이 나라를 위한 사명감만으로 일하라는 요구도 가혹하고 고리타분하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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