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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과 '다각화' 사이서 고민하는 기업들[문어발 확장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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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성공하면 다각화, 망하면 문어발
신흥국 경제서 더 유리했던 다각화
"中 추격 심화, 안주시 생존 어려워 "

편집자주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소속 기업 숫자는 지난 5년간 1000개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부터 문어발 확장 논란이 극심했던 카카오를 중심으로 그룹사들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졌다.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무분별한 문어발 확장에 결국 분할되거나 그룹 전체가 무너지는 사례가 늘면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신규산업 진출과 문어발 논란 사이에서 대기업들의 문어발 확장 실태를 살펴봤다.
'문어발'과 '다각화' 사이서 고민하는 기업들[문어발 확장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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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사업 확장이란 비판 속에서도 기업들이 여러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다각화(diversification)' 전략은 세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대부분의 업종에 후발주자로 나선 신흥국 기업의 경우 시장형성 초기에 다각화 전략을 폈던 기업들이 단일업종 전문화를 고수한 기업들보다 더 높은 수익을 냈다. 한국은 선진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기술 경쟁이 심한 분야에 진출한 기업들이 많아 생존을 위한 과감한 다각화 전략을 버릴 수 없는 환경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성공하면 다각화, 망하면 문어발…한끗 차이
'문어발'과 '다각화' 사이서 고민하는 기업들[문어발 확장의 덫]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세계적인 기업 중 다각화 전략에 가장 성공한 모델로 손꼽히는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개인용 컴퓨터를 생산하던 업체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현재는 각종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까지 영위하는 기업으로 확장돼왔다.


애플의 플랫폼 서비스 분야 매출액은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다. 애플의 2024년 회계연도 1분기(2023년 10~12월) 제품 매출액은 964억5800만달러(약 133조원), 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231억1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이폰 등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하는 동안 애플뮤직, 애플페이 등 플랫폼 서비스 매출도 11% 성장했다. 사업 연계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각화 전략이 전 분야의 고른 성장을 이끌어낸 좋은 예로 평가받고 있다.


'문어발'과 '다각화' 사이서 고민하는 기업들[문어발 확장의 덫]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세계 최대 완구회사인 레고는 문어발식 확장 폐해로 다각화 전략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레고는 1990년대부터 의류와 시계, 출판, 미디어, 게임 등 본업인 완구사업과 관련성이 적은 분야로 다각화 전략을 폈다. 이후 2003년 14억덴마크크로네(약 27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당시 매출 역시 86억덴마크크로네로 1년 만에 4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이후 레고는 회생 전략으로 다각화 전략을 폐기하고 다시 완구사업에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택했다.


"신흥국 경제에서 다각화가 더 유리"…문어발 확장의 이유
'문어발'과 '다각화' 사이서 고민하는 기업들[문어발 확장의 덫]

사업 다각화 전략은 자칫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지만 신흥국 기업들에는 주요한 생존전략이다. 다각화 전략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에서는 대기업들의 빠른 성장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매킨지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 4500개 이상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각화전략 효용성을 조사한 결과 신흥국 기업들의 경우 다각화 전략을 취한 기업들의 수익성이 더 높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각화 전략을 편 신흥국 기업들의 수익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평균 수익보다 3.6% 높았고, 단일업종 전문화 전략을 편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평균 수익보다 2.7% 낮았다.


반면 선진국의 다각화 전략을 편 기업은 다른 기업의 평균보다 0.2% 낮은 수익률을 보였고, 단일업종 전문화 전략을 택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의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3~6개 정도 분야로 제한된 다각화 전략을 폈던 기업들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0.2%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킨지는 "다각화 전략을 펴도 이미 어느 분야든 경쟁이 너무 치열한 선진국 시장은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신흥국은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신흥국의 다각화된 기업들은 가족들이 계열사들을 소유하고 있어 통제가 용이하고, 대기업 계열사로 사업을 시작하면 투자, 규제 대응, 인재 유치 등에서 유리해져 더 높은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모든 분야에서 中 추격 심화…다각화는 생존의 몸부림"
'문어발'과 '다각화' 사이서 고민하는 기업들[문어발 확장의 덫]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주력 업종과 동떨어진 새로운 분야로까지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경쟁국들과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는 기술격차에서 찾는다. 이차전지·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분야가 확장되는 산업 전환기를 맞이한 만큼, 언제 따라잡힐지 모르는 특정 업종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다각화 전략으로 생존 기회를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류성원 한국경제인협회 산업혁신팀장은 "카카오 등 일부 기업들에 대한 문어발식 확장 비판이 나왔던 주된 이유는 골목상권을 침해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으로 본다"며 "이러한 확장은 규제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신사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존속이 어려운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특화된 사업으로 여겼던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을 받고 있다"며 "초격차를 내세웠던 삼성전자마저 기존 주력업종에만 안주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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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당국은 경쟁제한 우려가 적은 기업결합(M&A) 심사에 대해서는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면제범위도 확대하는 쪽으로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디지털 전환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경쟁제한 우려가 적은 기업결합 유형에 대해 오는 8월부터 신고를 면제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기업의 기업결합 신고 부담을 줄이고 전반적인 심사의 신속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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