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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PEF]①"좁은 시장서 경쟁과열…대기업 경영권까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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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 단위 딜 주도하지만 해외 사업 진출은 아직 부족
1000개 넘는 사모펀드, 좁은 한국 시장서 100조원 자금 운용

"국내 사모펀드(PEF)들이 조원 단위 딜을 하고 많이 성장했다고 보지만 해외 사업은 아직 부족하다. 해외 투자는 앞으로 우리 PEF 운용 산업이 넘어야 할 큰 산이다."(라민상 PEF운용사협의회 회장)
[우물안 PEF]①"좁은 시장서 경쟁과열…대기업 경영권까지 위협" <이미지출처=DALL·E 3|그래픽=추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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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국내 PEF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된 해다. 업력을 쌓은 국내 주요 PEF들이 내로라하는 '빅 딜(big-deal)'을 주도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투자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000개가 넘는 펀드들이 좁은 한국 시장에서 10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면서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대기업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로 과열 경쟁을 하는 PEF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로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물안 PEF]①"좁은 시장서 경쟁과열…대기업 경영권까지 위협"

23일 삼일PwC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PEF 포트폴리오 기업의 투자지역 분석 결과 총 173개 포트폴리오 기업 중 130개(74%)가 한국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최신 자료인 2023년 4월 말 기준으로 살펴보면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일부 PEF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한국에 집중됐다. 국내 '빅3'로 꼽히는 한앤컴퍼니는 14개 포트폴리오 기업이 한국에만 집중돼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 역시 17개 포트폴리오 기업 중 15개가 한국에 있다.


대형 펀드들도 동남아시아나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해외사업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투자PE, VIG파트너스, JKL파트너스 등 대부분의 펀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역별 국내 PEF 투자 비중(2022년 말 기준)을 살펴보면 국내 69%, 아시아 19%, 미국 8%, 유럽 4% 등으로 국내와 아시아 지역에 밀집해 있다.

[우물안 PEF]①"좁은 시장서 경쟁과열…대기업 경영권까지 위협"

난도 높은 해외사업…인수 후 사후관리, 초기 투자비용 부담

국내 PEF들이 쉽사리 해외 진출을 못 하는 이유는 사후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사후관리다. 인수 후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이 필요한데, 해외투자의 경우 지리적·문화적 차이로 사후관리가 제한적이고 제약이 많다. 현지에 가서 조직을 장악하고 인력을 관리해야 하지만 언어나 문화차이가 큰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조직 구축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도 상당하다. 장기간의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펀드 자금으로 움직이는 PEF로서는 진득하게 비용과 시간, 인력 투입이 필요한 해외 투자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이미 자리 잡은 로컬 운용사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고, 신흥국의 경우 자본에 대한 규제가 강하고 투자 리스크도 큰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진출은 상대적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


곽승웅 UCK파트너스 부대표는 "해외 인수합병(M&A)은 난도가 높다"며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들도 해외 M&A를 시도하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만만찮은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우물안 PEF]①"좁은 시장서 경쟁과열…대기업 경영권까지 위협"

기관전용 PEF 1000개·약정액 100조원 넘어…좁은 시장에서 출혈 경쟁

해외사업의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PEF들은 좁은 국내 시장서 몸집만 점점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가장 최신자료인 2022년 말 기준 국내 기관전용 PEF 수는 1098개, 펀드 약정액은 125조3000억원이다. 7년 전(2015년) 펀드 수 316개, 약정액 58조5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펀드 수는 3배 이상, 약정액은 2배 이상 늘어났다.


기관전용 PEF란 일반 개인이 아닌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기관투자가(LP)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대형 펀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 상승 영향으로 자금모집에 애로가 예상되며 위탁운용사(GP) 신규 진입 지속으로 업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작은 시장에서 밀집도를 높인 PEF들은 해외 리스크를 감당하기보다는 국내 투자에서 사업군을 더욱 확대하는 쪽을 택했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 타 사업권에 대한 침해로 나타나고 있다. PEF 사업의 영역이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과 겹치거나 국내 대형 기업들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PEF들이 지분 투자나 경영권 인수 등을 넘어 대출펀드나 부동산 투자로까지도 영역을 급격하게 확장하고 있다. PEF가 운영하기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공공 영역에까지 손을 대는 등 '시장의 청소자' 역할을 벗어나 '시장 교란자'가 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또 다른 부작용은 리스크 분산에 취약해진다는 점이다. 국내 투자를 위주로 하면서 PEF 투자 자산의 43.4%(2022년 기준)가량이 제조업에 집중돼 있고, IT 분야 투자는 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된다. A사모펀드 한 관계자는 "PEF 포트폴리오가 국내 투자에 집중되는 경우 최첨단 테크 관련 영역에 대한 투자 비중이 낮아지고 제조업 투자에 자금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미래 대비에 충실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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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언급된다. A펀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투자회수 타이밍을 놓칠 경우에는 회수 기간이 길어질 위험성이 있다"며 "사업군과 투자 지역 분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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