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앞서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등 개방
조선 왕들의 초상화 어진(御眞)이 있는 덕수궁 선원전(璿源殿) 터 일부가 한시적으로 공개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외부를 포함한 선원전 권역 일부를 개방한다고 18일 전했다.
1897년 건립된 선원전은 어진이 있어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졌다. 1900년 10월 화재로 소실돼 이듬해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 자리(옛 경기여고 터)에 다시 지어졌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이 승하한 뒤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자리에는 조선저축은행 사택,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 등이 건립됐다.
이번에 공개되는 공간은 2011년 미국과 토지를 교환해 돌아온 일대다. 덕수궁 복원·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 초까지 복원이 진행된다.
궁능유적본부는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과 선원전 발굴터를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관계자는 "층계 모양으로 단을 만들고 화초를 심은 화계(花階) 등 발굴 현장에서 찾은 옛 흔적을 볼 수 있다"며 "1938년 지어진 사택 건물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개방 하루 전인 25일에는 이명호 작가가 제작한 '아트펜스'를 공개한다. 공사 현장에 설치하는 가림막으로, 디자인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등에게 그 의미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