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천에 국내 첫 액화수소충전소가 문을 열고 액화수소 시대 개막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35도로 냉각해 액체로 만든 것이다. 끓는점 영하 252.7도, 녹는점 영화 259.2도의 극저온 상태의 무색 액체로, 액체산소와 접촉한 후 불꽃을 갖다 대면 격렬하게 폭발적으로 연소하는 특징이 있다. 이 연소를 이용해 대형 우주로켓의 추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액화수소 제조를 처음 성공한 사람은 영국의 화학자 제임스 듀어다. 듀어는 25atm(압력의 단위 기압)으로 압축된 수소기체를 -190℃로 냉각한 뒤 줄-톰슨효과를 이용한 열교환기를 통해 액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외 액체수소 제조 업체에서 액체수소를 제조할 때도 이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제조된 액화수소의 부피는 기체수소보다 800분의 1로 작아 같은 공간에 800배 이상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다. 운송 효율도 높다. 기체 수소는 한 번에 300㎏ 운송할 수 있지만 액화수소는 3t 이상 운송 가능하다. 안전성 면에서도 기체 수소보다 우수한 편으로 평가받는다. 기체 수소는 많은 양을 저장하려 200기압 이상으로 압축해야 하지만 액화수소는 10기압 이하의 낮은 압력에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액화수소의 생산 및 저장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장기간 보관이 어렵다. 적절한 냉각 및 압축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으면 다시 기화에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인천 가좌 액화수소 자동차 충전소는 2022년 환경부 수소충전소 보급 공모사업에 선정돼 시간당 120㎏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로, 우리나라 첫 액화수소 충전소다. 시간당 120㎏의 수소를 충전할 설비를 갖춰 하루평균 수소버스 120대에 수소를 채울 수 있다. 현재 290기인 수소충전기를 2030년 660기까지 늘린다는 게 정부의 계획으로, 이 가운데 액화수소충전기는 내년에 40기, 2030년에 280기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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