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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韓청년 망가뜨리는데 왜 대책 없나"…英 경제학자의 일침[청년고립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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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계는 고립 문제 어떻게 풀고 있나
①'고립의 시대' 英 경제학자 허츠 교수 인터뷰
기업에도 타격…"고용주에 상당한 비용 초래"
"韓정부, 청년 소셜미디어 사용 제한해야"

편집자주퇴근 후 혼자 끼니를 때울 때,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는 수백개지만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을 때, 아프거나 돈이 없는데 도움을 요청할 수 없을 때... 아시아경제가 만난 20·30대 청년들은 이럴 때 고립감을 느꼈다고 털어놨습니다. 혹시 당신의 이야기는 아닌가요? '히키코모리',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단어가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왔다면 이제는 고립·은둔을 다시 제대로 바라볼 때입니다.
2018년 1월 영국은 세계 최초로 정부에 외로움부를 만들고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3년 뒤인 2021년 2월 일본이 뒤이어 내각관방에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을 신설하고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미국의 보건 수장인 비벡 머시 미 공중보건국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자국의 유명 대학을 연이어 돌아다니며 "외로움이 미 전역에 퍼진 위기가 됐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1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인의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사회적 연결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스마트폰이 韓청년 망가뜨리는데 왜 대책 없나"…英 경제학자의 일침[청년고립24시] 영국 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명예교수(사진제공=노리나 허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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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영국 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명예교수는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고립 문제를 '시한폭탄(ticking time bomb)'이라고 표현하며 이 같이 말했다. 외로움과 고립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 본 것이다. 허츠 교수는 2021년 책 '고립의 시대(The lonely Century)'로 인류가 직면한 외로움의 현실을 지적한 인물이다.


-고립 문제에 대한 세계의 시각은?

▲ 미국, 유럽, 아프리카, 인도까지 세계의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60%의 사람들이 직장에서 외롭다고 한다. 한국 독자들이 이 문제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전 세계적인 문제다.


- 왜 우리는 지금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나. 코로나19를 통해 겪게 된 건가?

▲ (외로움, 사회적 고립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도 문제였지만, 그 이후 더욱 가속화하고 악화했다. 특히 청년과 여성들에게서 이런 모습이 보인다. 전 세대가 성격 발달에 중요한 사회화 경험을 하지 못하면서 시한폭탄 상황이 됐다.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이러한 문제는 시작됐다. 미국의 한 대학이 실생활에서 상대방의 표정 읽는 방법을 수업 과목으로 개설할 정도였다.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상황이 더 악화했다. 지금 21~23세가 된 청년들은 기본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익히지 못한 채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기술이 없다 보니 팀으로 일하기가 어렵고 고객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어렵다. 상사와 효율적으로 대화하는 방법도 모른다. 기업들은 이를 큰 문제로 여기고 있다.

"스마트폰이 韓청년 망가뜨리는데 왜 대책 없나"…英 경제학자의 일침[청년고립24시] 영국 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명예교수(사진제공=노리나 허츠 교수)

- 청년 세대의 고립 문제 심각 정도는?

▲ 정말 심각하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영국의 16~24세 청년 10명 중 4명이 '항상 또는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영국 청년들은 65~74세 노년층보다 5배는 더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미국도 18~24세 청년이 팬데믹 이후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3배 늘었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 5명 중 1명은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 내가 수업하는 대학에서 점점 더 많은 제자가 찾아와서 너무 외롭다고 호소하는 이야기를 듣고선 그 심각성을 깨달았다. 한국 설문조사에서도 30%가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한국 청년들은 소셜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 외로움과 고립감이 심각해지면 사회 타격이 심각할텐데.

▲나는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놀라운 혁신의 역사를 가진 국가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부분은 시민들이 서로 덜 연결됐다고 느낄수록 혁신하는 속도가 점차 느려진다는 것이다. 또 외로움은 기업에 타격을 준다. 직장에 친구가 없는 직원은 친구가 있는 직원에 비해 7배나 소속감을 덜 느낀다고 한다. 외로움을 느끼는 직원은 병가를 자주 내고 의욕도 떨어진다. 실수도 잦다. 업무 성과도 낮고 이직할 확률도 높다. 고용주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상당한 비용이 든다.


외로움이 크면 심장마비나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외로움은 우리 건강에 하루 담배 15개를 피우는 수준으로 나쁘다. 그렇게 되면 의료 시스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연간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경제와 의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정부가 반드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 정치적으로도 외로움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로운 사람은 포퓰리즘 정치인에게 불균형적으로 투표한다. 민주주의 제도를 지키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외로움을 해결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韓청년 망가뜨리는데 왜 대책 없나"…英 경제학자의 일침[청년고립24시]

- 그 정도면 정부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문제로 인식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다.

▲ 정부는 우선 소셜미디어가 청년들의 정신 건강, 특히 외로움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다른 나라에서 이러한 조치를 이미 하고 있다는 걸 한국에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온라인 안전법'을 시행해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회사에 훨씬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고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물거나 경영자가 형사 책임을 물도록 했다. 미국에서도 청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이 초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청년이 소셜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연령대에 대한 논의나 학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등이 논의가 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정치적 의제가 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지역 사회 기반의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더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물리적인 장소가 필요하다.


- 외로움이 사회 문제라는 걸 인식하고 가장 먼저 부처를 만든 곳이 바로 영국이다. 영국의 관련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2018년 외로움부 장관을 임명한 건 영국 정부가 분명 이 사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장관의 권한과 예산이 적다. 이로 인해 이들이 이뤄낸 성과는 극히 미미하다. 적절한 예산을 지원했어야 한다. 현재까지 영국 정부가 거둬들인 성과라면 온라인 안전법으로 소셜미디어를 잡은 첫 국가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부 말고 기업이나 다른 곳에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은 있나?

▲많은 기업인이 외로움 문제가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이직률을 높이는 등 사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기업인이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원들이 물리적으로 함께 모여서 정기적으로 식사를 함께하도록 하는 식이다. 또 개방형 사무실은 고립감을 주고 일할 때 헤드폰을 써서 '말 걸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줄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직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느끼게끔 해야 한다. 글로벌 기술회사인 시스코는 건강하고 친절하게 협업한 직원에게 최대 1만달러(약 1400만원)를 보상한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이 문제가 된다는 인식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의 청년들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 당신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라는 점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 지자체, 기업 리더들, 개인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노리나 허츠 교수는

영국의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이자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다. 2014년부터 현재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세계번영연구소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19세에 런던대를 졸업,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위센베르흐 금융전문대학원과 로테르담 경영대 글로벌 전략 부문 교수, 케임브리지대 국제 비즈니스 경영센터 부소장을 역임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는 2001년 '소리 없는 정복', 2014년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2021년 '고립의 시대' 등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사로 참여했으며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에 기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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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韓청년 망가뜨리는데 왜 대책 없나"…英 경제학자의 일침[청년고립24시]
'청년고립24시' 기사가 읽고 싶다면
<1>아시아경제가 만난 고립·은둔 청년들
① 나는 28세 고립청년입니다…"1인분 역할 못하는 존재"
② 취업이 만든 고립…온종일 한마디 안한채 보낸 하루
③ 육아보다 힘든 게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것…그렇게 우울증이 왔다
④ 3년간 햇반·라면 먹고 온종일 게임만…정서적 불안 심해지면 결국엔

<2>2024 고립 인식조사
① 10명 중 6명 "외롭다"…관계단절·박탈감 고통 호소
② "회사서 홀로 선 느낌"…직장인 2명 중 1명 "고립감 심해져"

<3>곁에서 바라본 고립·은둔 청년들
① 코로나 학번'이 위험하다...올해 빗발친 상담전화
② 고립의 끝에 남겨진 흔적들…"엄마·아빠 보고 싶다, 미안하다"

<4>고립의 이유와 사회적 비용
① 취업 안돼 친구도 없어…손에 쥔 건 스마트폰뿐
② 경제 손실만 11조원 이상…방치하면 국가도 '흔들'

<5>한국 정책 3無의 한계
① 컨트롤타워 없고 지자체 조례만 213개 '중구난방'
② 54만 고립·은둔 청년을 32명으로 해결?…예산·인력·연구 태부족
③ 일본 따라하기의 씁쓸한 결말…한국형 정책 호소하는 청년들

<6>세계는 고립 문제 어떻게 풀고 있나
① "스마트폰이 청년 망가뜨리는데 왜 대책 없나"…英 경제학자의 일침
② 은둔형 외톨이 많은 日…직장인 고립에 집중한 이유
③ [단독]WHO, '고립 문제' 대응 위한 글로벌 지수 만든다

<보도, 그 이후>
①죄책감에 무너진 부모들…"살아있다는 게 감사하죠"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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