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선 개인전 '플립턴 Flip Turn' = 페이지룸8은 양화선 작가의 개인전 '플립턴 Flip Turn'을 개최한다. 갤러리의 ‘이 작품 시리즈’ 일곱 번째 전시로, 이 작품 시리즈는 기획자가 주목하는 작품을 선정해 개인전 형식으로 신작과 함께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낯선 시공간에서 안온함에 대한 정서를 추구하면서 큰 주제로 삼았던 ‘Safe Zone[세이프존]’ 시리즈에서 시작한다. ‘Safe Zone’은 2008년부터 런던이라는 낯선 거주지에 살며 당시 온전한 휴식처로 삼은 수영장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업이다.
수영장의 배경이 되는 고향 제주의 바다와 빗장을 대신한 방풍림들이 작가만의 세이프존을 이룬다. 마지막에 엷은 물감으로 물이 튀는 듯한 브러시 스트로크는 낯선 시공간에서 “풍덩” 하며 순식간에 집에 닿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반영하듯 과감하다. 이렇게 당시 현재에 몸과 마음을 맡겨 잠시 휴식한 장소와 작가의 노스탤지어가 만나 새로운 심리적 지형을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5년 여리고 예민한 감각으로 완성한 ‘세이프존’ 시리즈를 다중 관점으로 세분화해 시각예술로 접근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작가는 고독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조형, 색채, 필치 등을 스스로 재발견하며 변주한다.
전시라는 형식을 통해 공개하는 ‘Safe Zone’의 다양한 프로토콜 중 일부를 관객과 공유해 작품이라는 하나의 물질이 매우 복합적인 체계와 과정을 통해 완성됨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전시는 5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11길 페이지룸8.
▲강릉시립미술관 기획전 '봄봄봄' = 강릉시립미술관은 기획전시 '봄봄봄'을 선보인다. 전시는 전 생애에 걸쳐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 온 조상현, 차영규, 최종림 작가 등 강릉지역 원로 작가들의 대표작품을 조명하는 자리로, 작가들만의 개성 있고 원숙미가 느껴지는 다양한 시각 작품 30여 점을 공개한다.
강릉 출신 조상현(1952~) 작가는 충남 서산시에 조상현극사실미술관을 설립하고, 한서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장 및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했다. 작가는 지난 52년 동안 극사실 회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극도로 현실화된 작품을 통해 복잡다단한 현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평안, 위안 같은 안락함을 작품에 담고 있다.
차영규(1947~) 작가는 강릉원주대학교 예술체육대학 교수·학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황조근정훈장 수훈, 강원도 문화상, 미술세계상 본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는 한지 성형으로 가변형 캔버스를 만들어 채색 물감을 거듭 올려 생동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를 쌓고, 때로는 요철 부위를 불로 그을리는 등 한지의 주원료인 닥 원형의 성질을 극대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종림(1950~) 작가는 강원도전 초대·운영·심사위원, 명륜고등학교, 안양예술고등학교 교사 등을 역임했고,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했다. 작가는 예측 불가능한 비정형의 기하학적 도형으로 작품을 채운다. 작가 특유의 검은색은 끝없이 사유하고 정제된 고민을 괄호 안에 넣어 검은 바다에 던지듯 현상계 너머 사유계를 표현하고자 한다.
강릉시립미술관 관계자는 “본 전시에서 소개되는 추상에서 극사실까지 아우르는 작품을 바라보고, 거듭 들여다봄으로써, 동시대에 주목받는 현대 미술 지역 작가들의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세계를 만나보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범진용 개인전 '걷는 식물' =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범진용 개인전 걷는 식물을 진행한다. 세상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그리는 작가는 버려진 풍경과 이름 모를 잡초의 생명력을 담아내다 최근 주변인이 등장하는 기억에 초점을 맞춰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작품에서는 쉽게 휘발되거나 얽히는 기억의 속성을 반영하듯 다소 가벼운 표면과 추상적인 형상으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전시명 '걷는 식물'은 삶의 흐름에 따라 이주하는 작가 자신이 마치 걸어 다니는 식물과도 같다 하여 붙인 제목이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그림들은 이주의 과정에서 마주했던 다양한 풍경과 사람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전시는 ‘인물’ 시리즈와 ‘풍경’ 시리즈로 구성되어 대형 신작을 포함한 회화 40여 점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인물’ 시리즈는 소중한 이에 대한 부재와 애도의 기억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으며 주로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삼는다. 작가의 심경은 시리즈의 초기작이기도 한 '까마귀 꽃밭'(2020)의 짙고 어두운 색채와 거친 붓질에도 투영된다. 이어지는 그림에서는 홀로 선 인물들이 모호한 얼굴을 한 채 걷고, 춤추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친다.
신작에서는 실험적인 시도를 함께 엿볼 수 있다. 6명의 인물이 식사하는 장면을 담은 '인물'(2023)은 각기 다른 날과 장소에서의 기억을 결합하여 그린 것으로 지인들과 함께한 시간과 공간을 다층적으로 교차하고자 한 것이다. 대형 캔버스 천에 그린 '취한 밤'(2023)은 어느 밤의 기억 위에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우리는 모두 과거의 기억을 품고 이따금 그 특별한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번에 공개된 그림들 속에는 작가가 그날 그 순간의 기억에 대해 지난 4년간 고민해 온 흔적이 담겨있다. 얽히고설킨 기억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작가의 그림 속에서 관객은 우연히 각자의 경로를 발견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시는 7월 14일까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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