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고사리 채취 시 '길 잃음 사고' 주의
고사리를 따러 깊은 산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80대 여성을 드론(원격조종으로 작동하는 무인기) 수색 20여분 만에 찾아낸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전북도 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5시50분께 완주군 상관면의 한 야산에서 "고사리를 함께 끊으러 온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남편의 신고를 접수했다. 소방 당국은 날이 저물면 실종자 수색이 어렵다고 판단해 곧장 실종 예상 지점에 드론을 띄웠다.
야산 구석구석을 쉴 새 없이 날아다닌 드론은 수색 시작 23분 만에 산 정상 부근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열화상 카메라로 이 사실을 확인한 구조대원은 주변에 "실종자를 발견했다"며 수색 중단을 알렸다. 실종된 여성은 길을 잃고 헤맸으나, 재빠른 구조 덕에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 소방본부는 지난해 9월 '전문 드론 팀'을 창설하고 현재 16대의 드론과 325명의 조종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실종자 수색이 어려운 산악지형 등에서 드론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권기현 도 소방본부 119대응과장은 "전문 드론 팀이 꾸준히 실시한 맞춤형 훈련 효과가 신속한 수색으로 이어졌다"며 "드론을 활용한 수색이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고사리 명소' 제주도에서는 고사리 때문에 길 잃음 사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발생한 도내 '길 잃음 사고'는 모두 459건으로, 이 가운데 190건(41.4%)이 고사리 채취 중에 발생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길 잃음 사고'는 봄철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따져보면, 전체 사고의 52.9%(243건)가 고사리가 피는 4월(169건)과 5월(74건)에 발생했다. 봄철 고사리 채취 시에는 항상 일행과 함께 다니고 휴대전화와 보조 배터리, 호각 등 비상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채취 중 수시로 일행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자주 주위를 살펴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비상시에 대비해 체온 유지를 위한 점퍼와 우의, 물과 비상식량, 손전등도 챙기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