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일부 식당서 원격계산대 등장
사람 대신 모니터 속 필리핀 직원이 업무
뉴욕 최저임금 16불, 필리핀 직원 3.75불
"비용 줄이는 방법…미래엔 AI가 대신할 듯"
급등하는 인건비로 신음하고 있는 미국 뉴욕시 식당가에서 '원격 계산대'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는 뉴욕에 등장한 새로운 레스토랑들을 집중 조명했다. 이들의 서비스나 판매 식품은 일반 레스토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차이점은 '계산대'에 있다.
계산대에는 직원 대신 커다란 모니터가 있고, 이 모니터 안에는 필리핀에서 근무 중인 하청업체 직원이 대기 중이다. 하청업체 직원은 뉴욕에서 수천㎞ 떨어진 필리핀에서 원격으로 손님의 주문을 처리한다.
최근 물가 급등으로 인해 치솟은 최저임금 때문이다. 올해 뉴욕시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6달러(약 2만2150원)에 이른다. 반면 동남아시아 하청업체 직원은 시간당 3.75달러(약 5200원)만 지급해도 고용할 수 있다.
원격 계산대를 접한 고객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손님들은 '참신한 발상'을 즐겼지만, 일각에서는 "인간적인 상호 작용이 없다"며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포스트는 "원격 계산대를 들여놓은 식당들은 여전히 음식값의 최대 18%를 팁으로 받는다"고 전했다.
원격 계산원도 언젠가는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거라는 예측도 나왔다. 스타트업 창업자이자 기술 전문가인 브렛 골드타인은 "원격 직원은 비용을 절감하는 확실한 방법일 것"이라면서도 "미래에는 더욱 기이하고 디스토피아적인 발전이 있을 거라고 본다. 원격 직원은 화면 뒤에서 포스기(POS)를 조작하고 있지만, 아마 6~12개월 뒤에는 AI 아바타가 동일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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