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저서에 "성관계 지존이었다는 설화 있어"
유림계 "퇴계 선생 모독…자격미달, 사퇴하라"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이대생 성 상납' 발언을 두고 여권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과거 퇴계 이황 선생을 '성관계 지존'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역사학자 출신인 김 후보가 지난 2022년 2월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의 2권에는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유림 인사들은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성균관 문묘에 배향된 퇴계 선생을 찾아 사과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안동지역 유림 인사들의 모임인 '안동유교선양회'는 "퇴계 이황 선생은 조선 성리학을 완성한 우리나라 대표적 유학자로, 선생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이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인물"이라며 "나랏일을 하려는 정치인의 자격 미달"이라고 비난했다.
도산서원도 “(김 후보의) 황당한 주장은 민족정신의 스승이요, 도덕 사표인 퇴계 선생을 근거 없이 모독하는 있을 수 없는 언어폭력”이라며 “퇴계 선생은 학문과 인격 및 일상생활에서 독실한 실천으로 후세나 현세의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추앙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즉시 황당한 주장을 쓴 김 후보를 사퇴시키고 사과 성명을 발표해 거국적 분노를 가라앉혀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대생 성상납' 발언 논란…이재명, 관련 글 올렸다 삭제
앞서 김 후보는 "미군정 시기 이화여대 김활란 초대 총장이 미군에게 학생들을 성 상납시켰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런데, 8일 이 대표가 그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해 주목받고 있다. 그간 이 대표는 김 후보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으며 사실상 침묵해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김준혁 논란의 대반전! 나의 이모는 김활란의 제물로 미군에 바쳐졌다는 증언 터졌다’는 제목의 영상과 함께 "역사적 진실에 눈감지 말아야…."라고 적었다. 해당 영상에는 이날 이화여대 동문으로 구성된 '역사 앞에 당당한 이화를 바라는 이화인'의 기자회견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선거 정국에서 김활란 초대 총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이 김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아 정치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그러나 김활란은 친일·반민족 행위 특별법에 따라 공인된 반민족행위자다. 친일파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친일파"라고 주장했다. 한 60대 여성은 "이모가 잔디밭에 미군과 앉아 있는 사진을 봤다. 여대생들이 미군들과 커플이 돼 집단 미팅하는 것 같은 사진"이라며 "김활란에게 걸렸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김활란의 희생자"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 채널에 해당 영상이 공유되자 김 후보 주장을 옹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즉각 "김 후보에 대한 이 대표의 침묵은 결국 동조였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김준혁의 말도 안 되는 음담패설에 대해 오늘 이재명이 그걸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다만,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 지 1시간여 뒤에 삭제됐다. 이 대표 측은 해당 글이 게시되고 삭제되는 과정과 관련해 "실무자의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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