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대중영합주의" 성원용 교수 글 공유
“문재인-변호사 출신, 윤석열-검사 출신, 이재명-변호사 출신, 한동훈-검사 출신… 갈라치기 해서 매우 죄송하다. 그런데 요즘, 이과 국민이 나서서 부흥시킨 나라를 문과 지도자가 나서서 말아먹는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의대 증원 방침을 고수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노 전 회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사 늘리기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는 제목의 성원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의 글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6일 의료농단 사태가 일어난 이후, 문제점을 가장 핵심적으로 요약한 명문이라고 생각되는 글을 소개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을 비판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변호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검사 출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변호사 출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검사 출신)을 직접 언급했다.
노 전 협회장은 몇 시간 뒤 “우리나라 국민은 OECD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 적은 돈을 내고서도 병원 진료를 2.5배 많이 받고, 2.4배 더 오래 입원한다. 그리고 매우 쉽게 의사들을 만난다”고도 했다.
이어 “정부가 강제하는 의료비가 OECD 평균의 1/3밖에 안 되어 의사들이 3배 더 많이 일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불가능한, 높은 가성비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국민의 수명도 크게 늘어났고 각종 뛰어난 의료성과지표를 자랑한다. K-POP은 이제 빛을 발하지만 싸고 질 좋고 언제 어디서나 의사를 만날 수 있는 K-MEDI는 이미 세계 최고에 올라선 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들, 병원 쉽게 간다"
앞서 노 전 회장이 인용한 성 교수의 글은 "우리 국민은 선진국 어느 나라보다 훨씬 자주 병원에 간다"며 "의사 숫자는 적어 보일지 모르지만, 의사 한 사람이 진료하는 환자 숫자가 많기 때문에 병원을 쉽게 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 교수는 "이러한 효율성은 당연히 한국 의료시스템의 장점이지 단점이 아니다"라면서 "10년 전 고등학교 졸업생의 약 0.4%가 의대에 진학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약 0.6%, 20년 후에는 1.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요즘은 어느 대학이든 입학 후 의대 재수 자퇴생이 학사 운영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또 "두말할 것도 없이 의대 정원의 확대는 다른 분야의 인재 고갈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분야 의료 인력의 경우 오히려 줄이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내 관찰에 치과의사는 이미 과잉 상태이며, 많은 한의사가 도수치료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의료시스템 개혁 대신에 여론을 내세우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는 미래의 위기에 눈감는 대중영합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분야에서도 부가가치 낮은 곳은 질서 있게 퇴장하고, 유망한 곳에 인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대중영합주의로 국가 경쟁력 약화를 심화할 것인가, 불필요 인력 낭비를 줄이고 산업 경쟁력 향상에 집중해 튼튼하고 빚 없는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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