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3대원칙으로 평화·안정·신뢰 제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억제한다면 방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양국 관계의 3대 원칙으로 평화·안정·신뢰를 제시, 안정적 평화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일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와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전략인 인식 문제는 셔츠의 첫 단추를 꼭 끼워야 하는 것과 같이 중·미 관계의 근본"이라면서 "두 대국은 갈등이나 대립으로 관계를 단절하거나 서로 등을 돌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화와 관련해 "제재 대상에 중국 기업을 추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는 위험 제거가 아니라 위험 조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과 분담을 모색할 의지가 있다면, 중국의 문은 항상 열려 있겠지만, 중국 첨단 기술 개발을 억제하고 합법적 개발권을 박탈한다면 중국은 이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올해 양국 관계를 이끌어갈 3대 원칙으로 '평화 중시' '안정 중시' '신뢰성 유지'를 꼽았다. 그는 "양측은 무갈등의 장을 열고, 관계의 긍정적 전망을 지속해서 강화해야 한다"면서 "관계를 후퇴시키거나, 사건을 유발하거나, 선 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동으로 서로에 대한 약속을 존중하고, 샌프란시스코 비전을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이견을 신중하게 관리하며,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진전시키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제 문제에 대한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며 "중·미관계에서 넘어선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 분리주의 활동과 이에 대한 격려·지지에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밖에 그는 홍콩 관련 문제와 인권, 남중국해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양측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는 설명이다.
외교부는 "두 대통령은 통화가 솔직하고 건설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인적 교류 확대와 국제 및 지역문제 소통 강화를 포함한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측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가까운 미래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오는 3~9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에 이뤄지는 방중에서 옐런 장관은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대한 동등한 대우를 요청할 계획이다. 블린컨 장관 역시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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