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국민담화 이어 전공의에 대화 요청 메시지
전의교협 '尹-전공의 대표 대화' 요청에 화답 성격
대통령실은 2일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은 국민에게 늘 열려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의료현장 최일선에 있는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바를 윤 대통령이 직접 듣고 해결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특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요구한 '윤 대통령-전공의 대표 만남'에 대통령실이 화답한 것으로 전날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입장보다도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조윤정 전의교협 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에게 부탁한다"며 "윤 대통령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그분은 우리나라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다. 그분이 박 대표를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 보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젊은이들에게 먼저 팔과 어깨를 내밀고 현장을 떠난 전공의 1만3000명 중 대표 한 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달라"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민생을 챙기는 정부'를 주제로 '사회 분야'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일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국민을 위한 의료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담화를 기점으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고수 입장에서 과학적·합리적 근거에 기초한 의사단체들의 통일안을 가져오면 정부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저는 의료개혁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를 이미 제안한 바 있다"며 "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고 손을 내밀었다.
더불어 윤 대통령은 최근 병원을 직접 방문해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수렴하고 있다. 전날에도 윤 대통령은 대전지역 2차 병원인 유성선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만나 "정부가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말해달라"며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당부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전날 오후 KBS에 출연해 "정부는 2000명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며 "현장 이탈한 전공의들과 대화를 위해 문자를 남기고 제3자를 통한 연락도 취하고, 날짜·장소 남겨서 기다리기도 하고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