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서울남부지법서 진행
MC몽, 동부지법 출석…실시간중계 신문
법원이 ‘코인 상장 뒷돈’ 사건 재판에서 가수 MC몽(본명 신동현) 측의 영상 증인신문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기 사건에서 영상신문은 이례적이다. 앞서 MC몽은 법원의 출석 요구에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는 등 출석을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2일 예정된 프로골퍼 안성현씨,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았던 강종현씨 등 피고인 심리에서 MC몽에 대한 증인신문을 영상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공판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하되 증인 MC몽은 서울동부지법으로 출석해 실시간 중계로 신문하는 방식이다.
MC몽 측은 과거 병역비리 사건으로 법정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주장과 함께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등으로 출석이 어렵다며 영상 증인신문을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지법 관계자는 "해당 증인 측으로부터 진단서 등 소명자료를 제출받아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에 따라 영상 증인신문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형사소송법에는 아동복지법이나 청소년성보호법 피해자 등에 대해서만 매우 제한적으로 영상 증인신문을 하게 돼 있었다. 그런데 2021년 8월 ‘건강상태 등 그 밖의 사정’이라는 문구가 담긴 조항이 신설됐다. ‘법원은 증인이 멀리 떨어진 곳 또는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살고 있거나 건강상태 등 그 밖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중계시설을 통하여 신문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비디오 등 중계장치 등에 의한 증인신문) 2항이다.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재판이 과도하게 지연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취지에서 신설한 조항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의 출석명령에 안 나오겠다고 버틴 증인에게 이런 혜택을 주면 앞으로 누가 법정에 나오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과 관련해 MC몽 측 변호인에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영상신문 결정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으로 법정 출석이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중에게 증인으로 소환된 사실을 알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영상신문에 대한 부동의 의견을 냈다.
안씨 측 변호인도 "대인기피,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이 현재도 활발하게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라며 "피고인 반대신문권을 제약하고 입증책임에 대한 불이익을 피고인에게 부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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