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현실화 ·인력 공급 등 핵심 빠져
"실질 임금 인상 없으면 의미 없어"
8년만에 9→4급… "실현 불가능"
정부가 MZ 공무원 이탈, 민원공무원 여건 문제 개선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현장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실질 임금 인상, 인력 공급 등 '핵심'이 빠졌다는 이유다.
1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업무집중 여건 조성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6급 이하 실무직 국가공무원 2000여명의 직급을 상향하고, 지방직 공무원의 9→4급 승진 소요 최저 연수를 8년으로 단축하는 등 내용을 담았다. 특이민원 담당 공무원에게는 3만원 수당을 추가 지급하겠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실질적인 대책이 될지 모르겠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지방직 공무원 김모씨(31)는 "최근 공직 엑소더스는 보상, 그중에서도 임금과 관련된 것"이라며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 없는 한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의미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민원 공무원 대책에 대해서도 김 씨는 "민원과 관련해서 필요한 것은 실질적 보호 또는 억제 수단이지 수당이 아니다"라며 "상식적이지 않거나 반복적인 민원은 거절하거나 민원을 제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강제성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9급 공무원이 4급 공무원으로 승진하기까지 최소 근무 기간을 13년에서 8년으로 단축한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 또한 이어졌다. 지방직 공무원 이모씨(33)는 "9년 차인 내가 아직도 8급이고, 주위에 5~6년 차 9급도 많다. 내 위에 있는 8급도 수백명"이라며 "최저 연수 단축은 현실성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이어 "8년 안에 4급으로 승진이 가능하다면 누가 행정고시를 보겠나"고도 덧붙였다.
실질적인 문제인 인력 충원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은 "지금쯤 7급이 됐을 사람들이 나간 자리를 9급 신규 공무원들이 맡고 있다. 힘든 일을 하게 되니 버텨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또 나가게 된다"며 "공무원 인력 감축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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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인상에 대해 인사처 관계자는 "보수 현실화 문제에 대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아 획기적인 인상은 어렵다"면서 "실무직 저연차 공무원에 대해서는 좀 더 배려하는 식으로 처우를 현실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정부는 승진 소요 최저 연수 단축이 현장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2022년 말 지방공무원의 경우 9급에서 4급까지 28년 정도 걸렸다"며 "지금의 법정 연수보다 2배가량 걸리기 때문에 제도 개선으로 인한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5급 행정고시 무용론'에 대해서는 "고시제도는 공직사회에 젊고 유능한 중간관리자를 충원한다는 나름의 제도 취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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