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튜버, 1분 57초 분량 동영상 게재
"보급·하역 업무 촬영…역광으로 발견 늦어"
중국 유튜버가 대만 최전방 지역 군부대를 민간 무인기(드론)로 촬영한 영상이 다시 퍼졌다.
31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지난 29일 유튜브에 진먼다오 부속 섬에 위치한 대만육군 진먼방어지휘부 산하 얼단다오(二膽島) 수비대대를 촬영한 1분 57초 분량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중국 드론에 놀라 도망치는 대만국'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중국 푸젠성 샤먼시 출신인 유튜버가 29일 오후 1시 10분께 중국 푸젠성 샤먼시로부터 4.5㎞ 떨어진 얼단다오에 중국산 DJI(大疆·다장)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당일 오전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보급 업무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대만군의 모습이 포착됐다.
대만 육군 진먼 방어지휘부는 해당 동영상에 대해 "중국 드론이 원거리에서 대만군의 보급 및 하역 업무를 촬영한 것"이라며 "드론 뒤에 해가 있는 역광 상황이어서 장병이 이를 제때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유사한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자위권 행사 원칙에 따라 위협 정도에 따른 대응 조치를 통해 전체적인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일부 비이성적인 중국 네티즌의 이런 유사한 도발 행위가 자칫 오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당국의 적절한 통제 조치 없이 대립이 연출될 경우 지역의 평화,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선 2022년 8월 대만 최전방 섬 얼단다오에 근무 중이던 대만 병사가 군 시설물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을 향해 총기 사용 대신 돌을 던진 영상이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에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후 대만군은 중국 드론이 자주 나타나는 전략 지역 관할 책임자의 계급을 소령으로 상향 조정했고, 드론에 방해 전파를 쏘는 '안티드론건'을 대만 전역 45개 주요 기지에 배치하는 등 방어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대만군은 드론 방어 장비 구매를 위해 2022년 예산에 1억4600만달러(약 195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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