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자수첩]대기업도 못 넘보는 일본 '지역 편의점'의 교훈

시계아이콘00분 54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홋카이도 사람에겐 세이코 마트가 최고죠. 대기업이 인수한다고 하면 큰일 날걸요. 지역 주민들에게 확실히 사랑받는 편의점입니다."


일본 기자들에게 편의점 이야기를 듣다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다. 홋카이도 출신이나 이곳에 근무하는 기자들은 편의점의 좋은 예로 입을 모아 '세이코 마트'나 이를 줄인 표현 '세코마'를 말한다. 홋카이도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차 타고 한참 가야 마을이 나오는데, 어느 조그만 마을을 가더라도 세코마는 항상 존재하고 사랑받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기자수첩]대기업도 못 넘보는 일본 '지역 편의점'의 교훈 홋카이도에 위치한 세이코마트 전경.(사진출처=세이코마트)
AD

일본 편의점 업계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이 꽉 잡고 있다. 세븐일레븐 재팬, 로손, 훼미리마트는 시장이 포화상태가 될 때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이 진출하지 못하는 유일한 장소가 바로 홋카이도다. 히로시마 지역 편의점 체인 ‘포플러’가 로손에 인수돼 ‘지역 편의점의 위기’라는 기사가 잇따를 때도 이곳은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세코마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이유는 비효율을 중시하는 세코마의 경영 철학에 있다. 지역 주민이 필요하다면 손실을 감수한다.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레분섬, 홋카이도 최서단의 낙도 오쿠시리섬에 점포를 낸 게 대표적인 예다. 심지어 대부분 점포에 주방을 두고 지역 식자재만 사용한 130엔(1150원)짜리 반찬을 직접 만들어 판다. 납품을 받아와도 되지만 말 비효율이 만들어내는 고객 만족도를 지키기 위함이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세코마는 홋카이도 주민뿐만 아니라 일본 안팎 관광객들이 여행마다 찾는 관광명소로도 거듭났다.


AD

우리나라 편의점은 어떨까. 매월 나오는 신상 디저트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노린 팝업 스토어에 신경 쓰지만 진정한 지역 밀착에는 소홀하다. 세코마가 굳건한 소비자 충성도 하나로 포화 상태인 편의점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올라선 점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우리 편의점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어디에든 있는’ 대신 ‘사라지면 안 되는’ 수식어가 붙는 편의점이 필요하다. 오래도록 국민적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