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공영방송사 BBC가 자체 인공지능(AI) 개발을 계획 중이며 아마존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주요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BBC는 뉴스 관련 텍스트, 오디오, 코드 등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해 사내 기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쓰이는 범용 AI 모델 훈련에 자사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아마존을 포함한 빅테크와 협의를 진행했다.
민간 기업의 광고를 거의 받지 않는 BBC에게 이 같은 민간 기업과의 라이선스 계약은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악셀 스프링거와 르 몽드를 비롯한 미디어 그룹들도 오픈AI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AI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BBC가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만큼 편향되지 않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BBC의 데이터가 유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영 방송 성격상 대부분의 BBC 콘텐츠가 이미 온라인에서 무료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번 BBC와 빅테크의 회담은 다음 주 예정된 BBC의 사업 계획 발표를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발표에서 BBC는 국가 수신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입을 다각화하기 위한 상업적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BBC 국가 담당 책임자인 로드리 데이비스는 하원 위원회에서 자체 AI 개발 계획에 대해 언급하며 "파트너십을 통해 이를 수행할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수행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BBC는 80년에 가까운 오디오 및 비디오 아카이브와 방대한 텍스트 아카이브를 온라인에 보유하고 있다"며 "BBC에 이익이 되는 옵션은 뭐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BC는 이미 뉴스룸에서 AI를 활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I가 추천하는 기사 헤드라인에 대해 최종 결정은 편집자나 기자가 직접 내리도록 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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