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 없으면 기호 4번 못 받아
"후보 등록일 당일에서야 옮겨"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지역구 현역 의원 5명이 22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로 자리를 옮겼다. 국민의미래 소속 의원 중 지역구 의원이 없으면 기호 4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김병욱·김영식·김용판·김희곤·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오전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전날 저녁에 연락이 와서 오늘 오전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겼다"고 밝혔다. 해당 의원들은 앞서 지역구 경선에서 탈락한 의원들이다. 임병헌 의원 등이 추가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급하게 당적을 옮긴 것은 공직선거법에 정당 기호는 후보 등록 마감일 기준 국회의원 의석수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5명 이상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졌거나 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등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를 득표한 정당에 기호가 우선 부여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에 김근태·김예지·김은희·노용호·우신구·이종성·정경희·지성호 의원 등 8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보냈지만, 지역구 의원은 한 명도 보내지 않았다. 현재 상태라면 지역구 의원이 7명인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이 기호 3번을 가져가고, 지역구 의원이 5명인 '새로운미래'가 기호 4번, 지난 선거에서 3% 득표를 한 '녹색정의당'이 5번을 받는다. 국민의미래는 기호 6번으로 밀리게 된다.
이번 '의원 꿔주기'를 두고 국민의힘이 선거법 규정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그간 본 정당은 기호 2번, 위성정당은 기호 4번을 목표로 해 왔지만 지역구 의원의 당적을 옮기지 않으면서 자칫 원하는 번호를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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