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비하 칼럼에 공천 통과 의혹도 일어
최재성 "양문석 논란, 문제 종합세트"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글로 논란에 휩싸인 상황을 두고 당내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시간이 가면 저절로 묻힐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 지도부에 후보자 재검증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민운동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다"면서도 "극단적 언어를 써가면서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아냥대고 모멸감을 줄 정도의 표현을 하는 것은 정상적이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 정당이 있는 국면에서 그들에게 (비판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면 선거 국면 전체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 문제가 시간이 가면 저절로 묻힐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김 위원장은 당 지도부에 양 후보에 대한 재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양 후보의 문제가 전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재검증 요청을 해놓은 상태이니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당의 공천권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회가 지고 있는데, 당 대표는 당 전체 운영에 대한 책임이 있어 여러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후보가 도덕성 점수 0점을 받았음에도 공천관리위원회가 그의 경선 참여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내용은 알 수 없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양 후보 측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전 당원 투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제가 즉답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양 후보는 2008년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공천 심사 과정에서의 불공정성 문제도 불거졌다. 양 후보가 공천 심사 과정에서 도덕성 점수 0점을 받았으나, 공관위원회가 이를 무시하고 그의 경선 참여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양 후보와 관련해 "문제 종합세트"라고 평가했다. 최 전 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뿐 아니라 소위 '일간베스트' 사이트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고, 과거 수박 관련 발언으로 막말 징계를 받았다"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경선 자격을 부여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음에도 공관위원장이 그의 경선 참여를 밀어붙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이번 공천은 시스템 공천이라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최 전 수석은 "시스템 공천의 취지와 목적, 의미를 충실히 이행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결국 시스템 공천도 운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파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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