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연구소, 금척리 일대 무덤 조사
봉분 분포 파악하고 무덤 한 기 발굴 조사
박혁거세 전설이 내려오는 경북 경주시 금척리 일대의 무덤들이 베일을 벗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5월부터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인 '경주 금척리 고분군' 일대를 조사한다고 18일 전했다. 5~6세기에 조성됐다고 추정되는 무덤들이다. 크고 작은 약 쉰 기가 모여있다. 하나같이 경주 시내 평지에 있는 무덤보다 규모가 작아서 신라의 낮은 귀족들이 묻혔다고 추정된다.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다. 1952년 무덤 두 기에서 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이 확인됐을 뿐이다. 직사각형의 구덩이를 파고 설치한 덧널(곽)이었다.
금척리 일대는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받은 금으로 만든 자(金尺·금척)를 숨기려고 거짓으로 무덤 여러 기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학계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신라 6부 가운데 하나인 점량부(漸梁部) 또는 모량부(牟梁部)의 중심지로도 추정한다. 연구소는 올해 봉분(封墳·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서 무덤) 분포 상황을 파악하고 무덤 한 기를 발굴 조사할 계획이다.
오는 21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학술 행사 '또 다른 신라 이야기, 금척 고분군'도 개최한다. 그간 무덤 조사·연구 현황을 돌아보고 향후 조사 방법을 논의한다. 기조 강연은 황남대총, 천마총 등 경주 주요 무덤 발굴조사에 참여했던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가 맡는다. 신라 돌무지덧널무덤 연구 성과를 들려주며 금척리 고분군 발굴조사의 의미를 되새긴다. 행사는 현장에서 등록 절차를 밟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연구소는 추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녹화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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