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탑승 중 '과호흡'…"경련까지 왔다"
지나치는 시민 속 뻗어나온 온정의 손길
노씨 성 가진 부사관, 일정 미루고 회복 도와
"사례 한사코 거절…살려주셔서 감사하다"
지하철 탑승 도중 과호흡 증상이 발생해 정신을 잃어가던 와중, 따스한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 준 군인 덕분에 살 수 있었다며 해당 군인을 수소문하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같은 사연이 전해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6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사건이 일어난 9일 자정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1호선 지하철에 올랐다. 이후 A씨는 갑자기 과호흡 증상이 발생해 정신이 혼미해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그동안 지하철에서 현기증이 나는 경우는 있었지만, 과호흡이 일어나 정신이 혼미해진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며 "과호흡 증상은 공황장애 증상 중 하나다. 계속 지하철에 있을 수 없어서 구일역에서 내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몸을 가누지도 못하겠고, 서 있지도 못하겠어서 벽에 주저앉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떨리면서 경련 증상도 오기 시작하더라"라며 "인천행 마지막 열차가 오고, 열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나를) 서커스장 원숭이 바라보듯이 보고, 내리던 몇몇 승객도 무심코 지나쳤다"고 비참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 고통받는 A씨를 바라보던 한 남성이 다가와 입고 있던 롱코트를 벗어 A씨의 무릎을 덮어줬다고 한다. A씨는 "혼자서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남성분이) 주머니에 있는 신경 안정제를 꺼내 입 안에 넣어줬다. 이후 구일역 역무실까지 부축해주셔서 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해줬다"라며 "이후에 일이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그 일을 미루고 제가 금방 의식을 되찾을 수 있게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한 시간가량 도와주셨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A씨는 "(당시 도와준 남성분이) 노씨 성을 가진 부사관이라고 들었는데, 마지막까지 한사코 사례를 거절하시더라"라며 "어느 부대 소속인지도 몰라서 어떻게든 사례를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서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살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덕분에 제가 살 수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천만다행이다", "노 씨 성을 가진 부사관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역시 살기 좋은 나라다", "다음을 위해서 리본이나, 핸드폰이나, 스마트 시계 등에 도움 문자를 보관해 두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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