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완구 기업 레고가 지난해 장난감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에 성공했다고 미 경제 매체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서카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장난감 업계 매출이 전년 대비 7% 감소했지만, 레고는 2%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레고의 매출은 659억 덴마크 크로네(약 13조원)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 대표 장난감업체인 해즈브로의 매출이 1년 새 15%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닐스 크리스티안센 레고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시장 성장률을 10%포인트 가까이 따돌리며 레고가 업계의 불황에도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레고는 2021년과 2022년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7%, 17% 증가하며 업계 평균 성장률을 상회했다.
이 같은 레고의 매출 성장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사업 모델 다각화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고는 지난해 판매된 780종류의 제품 가운데 약 50%를 신상품으로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했다. 특히 타이태닉 및 에펠탑 세트 등 폭넓은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레고 아이콘', 다양한 경주용 차량을 조립할 수 있는 '레고 테크닉' 시리즈가 주목받았다.
또 지난해에만 147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며 전 세계에 1000개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했다. 아울러 에픽게임즈와 손잡고 오픈 월드 서바이벌 비디오 게임 '레고 포트나이트'를 출시하는 등 온라인 부문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크리스티안센 CEO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경험이라면 뭐든 제공하고 싶다"고 앞으로도 다양한 디지털 제휴를 확대할 것임을 예고했다.
다만 이 같은 공격적인 확장 전략에도 불구하고 레고 역시 거시 경제의 압박에선 자유롭지 못했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경기 둔화로 소비가 줄어들며 레고의 순이익은 5%가량 감소했다. 크리스티안센 CEO는 "중국 내 절대적인 판매 수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대 상품을 선택하면서 이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레고는 올해도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크리스티안센 CEO는 올해 중국에만 40개의 신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