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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②'볼트온 전문가' 한앤코, 올해 투자 결실 맺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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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쌍용C&E 잔여지분 취득…'엑시트 포문'
몸값 불린 SK해운과 한온시스템도 매각작업
'볼트온 전략' 남양유업에도 통할지 관심

편집자주올해로 제도 도입 20년째를 맞는 국내 사모펀드(PEF) 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PEF는 저평가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올린 뒤 인수합병(M&A) 시장에 되팔아 수익을 올린다. 미래가치는 높지만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면 받아주기도 하고, 지배주주 리스크 등 지배구조가 약해진 기업에 대해선 적대적 M&A를 시도하기도 한다. PEF 산업 역사가 쌓이면서 국내 초대형 PEF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 수, 고용인원이 어지간한 대기업 집단을 훌쩍 넘어섰다. 기업 생태계가 정체하지 않도록 하는 메기 역할을 넘어 PEF 보유 기업의 실적이 우리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다. 아시아경제가 국내 대표 PEF들이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성과와 실적을 분석해본다.

2010년에 설립된 한앤컴퍼니(한앤코)는 국내 투자전용 사모투자전문 회사다. 한앤코는 기업과 펀드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데 매진하며 장기간의 책임투자를 이행하는 대표적인 PEF 운용사다. 국내 우량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후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기업 체질개선과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한앤코가 운영하는 기업들의 자산합계는 약 34조원, 총 매출은 약 20조원 이상이다. 고용인력도 약 3만명에 달한다.


한앤코는 최근 쌍용C&E의 잔여 지분 취득을 위한 공개 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상장폐지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쌍용 C&E 상장 폐지 이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장폐지 이후 투자금 회수를 위한 M&A를 진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몸값 '3.5兆' 쌍용C&E, 출구전략 관심
[PE 포트폴리오]②'볼트온 전문가' 한앤코, 올해 투자 결실 맺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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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는 2012년 쌍용C&E 지분 일부를 취득한 뒤 2016년 펀드를 조성해 지분 46.1%와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지분율을 79.9%까지 높이면서 투입한 총 자금은 1조4375억원이다. 공개매수까지 더하면 쌍용 C&E에 투자한 자금은 1조8000억원 규모가 된다. 보유 지분율은 93.03%로 증가했다. 한앤코가 현재까지 쌍용C&E로부터 취득한 배당금 총액은 1조1686억원에 이른다. 배당만으로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회수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PEF가 공개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높이고 상장폐지에 나서는 것은 엑시트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상장사로서의 주주가치 제고 및 공시 의무 등에서 벗어날 수 있을뿐더러 손쉽게 기업 재편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실제로 한앤코는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 역시 쌍용C&E와 비슷한 방식으로 엑시트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6월 공개 매수로 루트로닉 지분 100%를 확보한 뒤 상장 폐지했다. 이후 유상감자를 통해 1450억원을 중간 회수했다.


쌍용C&E는 국내 시멘트 점유율 25%인 업계 1위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1조8694억원, 영업이익은 1841억원이었다. 한앤코는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인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대한슬래그를 쌍용C&E의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밸류업(기업 가치 향상)'에도 힘썼다. 계열사로 있던 쌍용머티리얼, 쌍용정보통신, 쌍용에너텍 등 비(非)시멘트 부문은 과감히 정리했다. 2021년에는 '종합 환경 기업'을 선포했다. 업계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2030년까지 환경 개선에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C&E의 지난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4908억원이다. 시총을 고려하면 당장 매각하더라도 1조원이 넘는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높은 '몸값'이 부담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보유 지분 매각대금은 3조원대의 빅딜이 될 것으로 인수 주체가 마땅치 않다"며 "상장폐지 후 즉각적인 지분 매각이 아닌 재구조화를 통한 '밸류업' 전략을 실천한 이후에 출구 전략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회사 매각을 비롯한 사업부 분할 시나리오 등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동종업계 집중 투자…'볼트온 전략'
[PE 포트폴리오]②'볼트온 전문가' 한앤코, 올해 투자 결실 맺을까

한앤코의 바구니에는 유독 '굴뚝 산업'이 많다. 시멘트·자동차 부품·해운 등 제조업에 집중 투자하며 입지를 다졌다. 산업화의 주축인 제조업이 체력을 키우고 최고의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는 한상원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특징이다. 볼트온은 볼트 A와 B를 접합했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비슷한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높이고 산업의 가치도 함께 높이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시멘트 사업에서 쌍용C&E를 통해 볼트온 전략을 구사한 한앤코는 해운업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진행했다.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을 통해서다. 에이치라인해운은 드라이벌크선사이며 SK해운은 유조선사다. 한앤코는 한진해운 및 현대상선으로부터 전용선 사업을 인수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했다. 2014년 유동성 위기를 겪던 한진해운으로부터 벌크선사업부를 약 5500억원에 인수했고, 2년 뒤인 2016년엔 현대상선의 벌크 전용선 사업부를 1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8년 SK해운을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볼트온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한앤코에 인수된 SK해운은 4년 만에 영업이익을 5배 이상 끌어올렸다. 2018년 영업이익 733억원에서 지난해 3723억원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에이치라인해운의 영업이익도 1877억원에서 3263억원으로 곱절 가까이 뛰어올랐다. 다만 최근 HMM 매각 작업이 무산되는 등 해운업 침체로 엑시트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SK해운 매각을 추진해온 한앤코는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부채(약 6조원)를 포함해 SK해운의 가치가 약 13조원이라고 평가했다. 부채를 제외해도 '몸값'이 7조원 수준인 셈이다. 매각에 성공할 경우 수조 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도전에 직면한 한온시스템·남양유업

자동차 부품업체 한온시스템도 한앤코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2015년 2조7500억원에 지분 50.5%를 사들였다. 한온시스템은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의 유압제어사업부를 1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한때 10조원에 육박했던 비싼 몸값 등의 이유로 매각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엑시트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12일 종가(6020원) 기준 한앤코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가치는 2조2490억원이다. 인수대금보다 5000억원가량 적다. 다만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이후 총 6731억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했기 때문에 아직은 이익을 보고 있다.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려면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수익성·재무구조 개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유럽과 북미 등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생산량이 예상 수준을 밑돌면서 생산설비의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졌고 결국 수익성 개선을 막고 있다"며 "2024년 이후 전기차 부품 양산을 위해 북미 시설투자 등 자금 소요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지배구조상 배당 규모를 감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한온시스템은 단기간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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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 품에 넣은 남양유업 역시 도전에 직면해있다. 한앤코는 3년가량 오너가와의 법적 분쟁 끝에 남양유업 지분 52.63%를 양도받아 경영권을 확보했다. 3년 전 지분 인수 당시 투입자금은 3107억원이었다. 남양유업은 2020년 7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뒤 2021년(-779억원), 2022년(-868억원)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손실폭은 줄었으나 5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갑질 논란'과 오너 리스크 등으로 악재가 누적되면서 주가 역시 지지부진했다. 지난 12일 기준 58만3000원이다. 코로나 이전 저점으로 형성됐던 60만원대보다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남양유업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을 포함해 한앤코 측 주요 인사 4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통한 남양유업의 '밸류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한앤코는 같은 식품업계인 웅진식품 인수 후 대영식품, 동부팜가야 등을 인수해 웅진식품의 몸집을 불렸다. 5년 만에 인수금액(1150억원)의 2배가 넘는 2600억원에 매각했다. 주특기인 볼트온 전략으로 재미를 본 것이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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