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코스 17번 홀 ‘악몽’
전장 137야드 불과 해마다 50개 이상 수장
트웨이 9오버파 12타 ‘역대급 참사’ 주인공
정상급 선수들의 심장을 떨게 하는 대회가 열린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 달러)이 격전지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275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열리는 PGA투어 대회 가운데 총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로 50회째,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없다. 디펜딩 챔피언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다. 세계랭킹 1~10위 선수 가운데 LIV 골프 소속인 3위 욘 람(스페인)을 제외한 전원이 출전한다. 한국은 2017년 우승자 김시우를 비롯해 김주형, 임성재, 안병훈, 김성현, 이경훈 등이 나선다.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7번 홀(파3)이 승부처다. 전장이 137야드에 불과하다. 선수들은 피칭 웨지로 ‘온 그린’이 충분하지만 아일랜드 그린에 시시각각 방향과 세기가 달라지는 바람이 문제다. 해마다 50개 이상 공을 수장시켜 ‘죽음의 홀’이라는 악명까지 붙었다. 지난해는 나흘 동안 58개의 골프공이 빠졌다. 지금까지 수장된 골프공은 926개다. 밥 트웨이(미국)가 ‘역대급 참사’의 주인공이다. 2005년 셋째날 무려 9오버파 12타를 쳤다.
올해 7개 대회에서 3차례 ‘톱 10’에 진입한 안병훈도 2021년 ‘옥튜플 보기’로 무너졌다. 물에만 4번 빠뜨리는 불운을 겪으며 8오버파 11타 만에 홀 아웃을 했다. 안병훈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나쁜 날이 있고, 그걸 통해 배워야 한다"며 "그래도 17번 홀 티 샷은 끔찍했다"는 글을 올렸다.
물론 17번 홀에서 악몽만 있던 것은 아니다. 티샷을 홀에 넣는 홀인원도 꽤 나왔다. 지난해가 하이라이트다. 무려 3개의 행운이 연결됐다. 1라운드에서 헤이든 버클리(미국)가 홀인원을 작성했다. 이어 에런 라이(잉글랜드)가 3라운드에서, 알렉스 스몰리(미국)는 4라운드에서 홀인원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17번 홀 13번째 홀인원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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