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전 장관, 웃으며 "아이고 알겠습니다"
민주당원에게도 "서로 인사하고 대화해야"
"아, 밥맛 없게. 저리 가요!"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지역구 유세 중 찾은 한 식당에서 시민에게 이 같은 핀잔을 들었다.
3일 유튜브 채널 원희룡TV는 원 전 장관이 지난달 28일 계양구 임학동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유세에는 전 축구 국가대표팀 이천수 선수와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소동은 원 전 장관 일행이 한 갈빗집에 들어갔을 때 일어났다.
원 전 장관은 길에서 시민들과 인사하다 "숯불갈비 냄새가 난다"며 한 갈빗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식당 사장과 악수하면서 자신의 후원회장인 이천수 선수를 사장에게 소개했다. 그때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한 시민이 "아!"하는 소리를 냈다. 이에 원 전 장관은 소리가 난 테이블 쪽으로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십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그 시민은 "아, 밥맛 없게. 저리 가요잉!"이라고 답했다. 원 전 장관은 웃으며 "아이고, 알겠습니다. 수고들 하십시오"라고 말하며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그런데도 그 시민은 식당 사장을 향해 "사장님, 아무나 좀 (식당에) 들이지 좀 마요"라고 외쳤다. 원 전 장관은 다시 그 시민을 보며 "알겠습니다"라고 한 뒤 다른 테이블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 전 장관은 시민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며 악수를 청했는데 이때 한 여성이 악수를 거절하며 "나는 민주당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원 전 장관은 "민주당원이라도 악수할 수 있죠"라고 대답했다.
이윽고 식당을 떠나면서 원 전 장관은 다시 소란이 발생한 테이블 쪽을 보며 "민주당원도 서로 인사하고 대화하는 거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맛있게 드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천수 선수도 그쪽을 바라보며 "아버님, 저 여기 출신이에요"라며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해당 테이블에서는 "가쇼, 저 얼굴마담"이라고 응수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식당 사장은 안에서 일어난 소란에 대해 미안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원 전 장관은 "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식당 사장이 "지역적으로 좀 그러니까"라고 말하자 원 전 장관은 "아니 그러니까, 그러면 본인들만"이라면서 "같이 살아야죠. 다 같이 좋아야죠"라고 했다.
한편 원 전 장관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천 계양을에서 총선 맞대결이 확정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를 범죄 혐의자로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원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범죄 혐의자냐, 지역 일꾼이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한민국 그 어느 지역도 특정 정당의 볼모가 돼서는 안 된다. 계양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계양을에서) 지난 25년간 민주당 당 대표를 두 명이나 배출했지만, 계양의 발전은 더뎠고 주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제는 더 이상 범죄혐의자를 공천해도, 허무맹랑한 공약을 내던져도 무조건 당선시켜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 전 장관은 자신과 이 대표를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던 클린스만과 히딩크에게 빗대면서 "계양은 변해야 발전한다. 분명히 변할 것이고 원희룡은 진짜 한다"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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