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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의자에 불맛"…14억 사업비 200만원에 해결한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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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만 진행해도 2억원 비용 소모
지난 1월부터 자체 보수작업 진행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빛이 바랜 종합운동장의 관람석이 현장 직원의 아이디어로 14억원이 드는 사업이 200만원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24일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한 직원이 제한한 아이디어로 양산종합운동장 관람석 2만여 개에 대한 보수작업을 진행하면서 교체 비용 14억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빛 바랜 의자에 불맛"…14억 사업비 200만원에 해결한 직원 지난 2002년에 지어진 양산종합운동장은 지역의 각종 행사부터 도민체전까지 담당하는 양산의 대표 랜드마크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관람석 빛이 바래 흉물이 됐다. [사진출처=양산시시설관리공단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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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에 지어진 양산종합운동장은 지역의 각종 행사부터 도민체전까지 담당하는 양산의 대표 랜드마크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관람석 빛이 바래 흉물이 됐다.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은 관람석 교체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비용이 문제였다. 2만 2000여 개의 좌석을 전부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4억원이었고, 도색만 진행해도 2억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했다.


그때 한 직원이 아이디어를 냈다. 정경호 양산시시설관리공단 대리였다. 그는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면 원래의 색이 돌아오는 원리를 적용해 보자고 제안했다. 바로 '가열 시 플라스틱 원색 복원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이는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면 원래의 색을 되찾는 화염방사 기법으로, 열가소성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면 자외선 등으로 변형됐던 분자 구조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원리다.

"빛 바랜 의자에 불맛"…14억 사업비 200만원에 해결한 직원 공단은 이 모습을 담은 영상도 제작했다. [사진출처=양산시시설관리공단 유튜브 채널]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은 이 방법으로 일부 좌석을 테스트한 후 7개월간 변형 상태를 지켜보고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1월부터는 빛바랜 관람석 2만여 개에 대한 자체 보수작업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80% 정도 공정이 완료된 상태다.


공단은 이 모습을 담은 영상도 제작했다. 한 직원이 종합운동장에 앉아 짜장면을 먹는다. 그러다 뭔가 아쉬운 듯 “짜장면 맛이 와 이리 밍밍하노. 아저씨, 여 불맛 좀 입혀주이소”라고 말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 대리는 “불맛 좀 넣어드릴게요”라고 말한 후 LP가스를 활용해 의자 색을 바꾼다. 영상은 '전국 최초! 종합운동장 관람석 2만석 원색 복원 중'이라는 홍보 문구로 끝맺는다.



복원 과정에 쓰인 비용은 약 200만원으로 전해졌다. 당초 14억원으로 측정된 사업비를 99.85% 줄인 셈이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정경호 대리는 매체에 "제가 입에 있는 가정용 토치를 가져와서 살짝 한 군데 테스트해보니까 색이 정말 영상처럼 잘 나오더라.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공단 직원들이 시간 날 때마다 작업을 하니까 3월 정도면 끝날 것 같다"며 "저희 공단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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