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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칼럼]미국은 WTO 리더십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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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칼럼]미국은 WTO 리더십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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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29일까지 열리는 제13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의 직전 분위기는 잠잠해 보인다. 이제 문제는 한때 국제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이 회의의 단순 실패 여부가 아니다. 주목할 가치가 있는 방식으로 실패할지 여부다. “사실 ‘이 망가진 신자유주의의 유물’(WTO)은 더 이상 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누가 신경 쓰는가.”


세계화에 대한 각자의 입장이 무엇이든 WTO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필자를 비롯한 신자유주의자들은 무역 보호의 물결과 경제 파편화를 심각한 과오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자유 무역이 바람직하다는 우리의 관점에서 적절히 정비된 WTO는 세계 번영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관세, 보조금, 프렌드쇼어링, 리쇼어링, 그 밖의 모든 파편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조차도 제대로 작동하는 WTO의 필요성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국제공조의 분열이 있더라도 혼란스러운 것보다는 최소한 질서 있고 협력적인 게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가 지금 세계 경제의 흐름이다.


이번 WTO 각료회의에서는 어업 보조금(이에 따른 재고 고갈), 농업, 전자상거래에 대한 세금 등 의제를 논의한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각국 정부는 이 같은 의제 중 일부에 대한 성공담을 늘어놓을 수 있지만 무역 정책에 있어 상호 적대감이 팽배한 현재 분위기로서는 소위 다자 간 협정들조차 합의에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합의는 특정 분야의 세부적인 사안이 아니라 경제 협력을 위한 포럼으로써 WTO의 광범위한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국제기구에 발휘하던 예전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마저도 WTO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9년 미국이 유엔(UN) 기구의 항소기구 위원 임명을 거부하면서 분쟁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폐쇄됐다. 하지만 이는 가장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회원국 대다수가 지지하는 합의를 막기 위해 특정 국가(특히 인도)가 종종 사용하는 거부권을 극복하려면 WTO 규칙을 변경하는 게 필수적이다. 이 두 가지 모두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무역 정책에 대한 협력은 훨씬 더 어렵다.


물론 미국은 무역 분쟁에 휘말릴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의 규모와 정교함 덕분에 세계 무역이 둔화하고 위축되더라도 가장 큰 피해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 그 경우 저소득국이 훨씬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세계 무역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미국의 우위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무역 회의론이 계속된다면 미국이 무역수지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은 뻔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관세, 보조금 등은 국내(미국) 비용을 상승시킬 것이다. 무역 파트너들이 맞대응함에 따라 미국 수출 업체들은 고객을 잃게 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20개국(G20)의 상품 교역은 금액 기준으로 감소했다.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는 정책은 이러한 경쟁 압력에 따라 계속 변화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인 투자 결정을 더욱 복잡하고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 블룸버그가 최근 "바이든의 전기차 꿈은 테슬라와 미국 자동차 산업에 악몽"이라는 제목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전기 자동차의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긴밀한 경제 협력을 통해 공급망 탄력성, 신재생에너지 전환 등 세계 경제 정책의 중요한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할 수 있다. 실제로 그렇지 않으면 이는 불가능할 수도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방해받지 않는 무역을 국제 경제 협력의 탁월한 형태로 본다.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유능한 거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관리되는 무역도 여전히 조정이 필요하다.


물론 미래의 분쟁에서 적이 될 수 있는 국가에 의존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자급자족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가능한 가장 넓은 범위의 우방 동맹국 간의 자유 무역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분쟁 해결을 위한 규칙, 협정 및 절차의 틀이 필요하다. 이때 개혁된 WTO가 이를 제공할 수 있다.


기후 변화와의 싸움은 더욱 분명한 사례다. 이는 당연히 전 세계적인 과제다. 각국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 과도하게 많은 비용을 부과하는 정책을 선택한다면 공동의 노력이 시작되고 무임승차가 증가하며 글로벌 목표는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여기에도 국가별 약속을 조정할 WTO와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


탄소 배출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세금을 부과하는 국가는 수입품에도 동일한 정책을 적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국내 생산업체가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이 같은 이유로 유럽연합(EU)은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이라는 관세 시스템을 설계했다. 반면 미국은 이에 반대하며 보조금 기반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 탄소세, 녹색 보조금, 청정에너지 규제에 대해 선호하는 공식은 지역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동등하게 판단하고 특정 생산자를 차별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합의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한,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접근 방식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신자유주의자든, 바이든노믹스의 신봉자이든, 트럼프가 말하는 세계를 옹호하는 사람이든 상관없다. WTO는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만들어졌어야 하는 그런 범주에 속한다. 지금은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과 무역 파트너들이 이를 되살리고 재창조할 필요성을 빨리 인식할수록 좋다.


※세계무역기구(WTO)=국제 무역 규범을 설정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국제기구다. 1995년 설립 이후 세계 무역 자유화에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해왔지만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 다자 간 무역 협상의 어려움 등 요인 탓에 최근 들어 급격히 위상이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라이브 크룩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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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What Joe Biden Doesn’t Get About the WTO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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