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로 전략공천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한판 승부 펼치게 돼
과거 586 운동권 세력의 중심이었던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이 국민의힘 마포을 후보로 전략공천됐다. 23일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운동권 정치의 해악을 타파하는데 헌신하고 계신 분"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함 회장은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라가 도약하는 데 발목을 잡는 운동권 정치를 청산해야 더 잘 사는 나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운동권 경력으로 국회의원이 된 분들이 오히려 한국 정치를 망쳤다"며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소망을 담아내지 못하는데 오히려 국민의힘이 잘 담아낼 것이라고 봐 그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을 주도한 서울대 삼민투쟁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함 회장은 대표적인 '586 운동권 전향 인사'로 불린다. 함 회장은 지난달 31일 '반칙과 특권의 청산을 위한 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에서 "(운동권이) 정치권에 진출하면서 세속적 정치적 이익 추구와 이념적 포장을 동시에 하는 이중적 태도가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영입 제안은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다만 아직 시기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계속 거절했다. 함 회장은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하겠지만 그냥 입당하는 건 아닌 것 같아 (거절의) 말씀을 드린 적이 여러 차례다"고 말했다. 이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함 회장을 직접적으로 설득했다. 함 회장은 "(이 의원이)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어서 영입 제안을 드린다고 했다"며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민주당 마포을 현역 의원인 정청래 의원과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정 의원 또한 운동권 출신이고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어서 마포을은 이번 총선에서 상징성 있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원래 이곳에는 국민의힘 김경률 비대위원이 출마하려고 했으나 '사천 논란'이 일면서 사퇴했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