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카이스트(KAIST) 함께 차세대 자율주행 센서 개발에 나선다. 자율주행차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LiDAR)'를 지금보다 더 작고 싸게 만들기 위한 기술력을 모은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현대차그룹-KAIST 온칩(On-Chip) 라이다 공동연구실'을 카이스트 대전 본원에 설립한다고 21일 밝혔다.
공동연구실은 고성능·소형 온칩 센서 제작 기술과 함께 새로운 방식의 신호 검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성능 온칩 센서는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온칩 센서를 활용하면 라이다를 지금보다 작게 만들 수 있다. 또 반도체 공정을 이용한 대량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
현재 자율주행 센서는 빛을 방출하고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사물과의 거리를 측정한다. 하지만 차세대 신호검출 기술은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Frequency modulated continuous wave)'를 활용한다. 이 기술은 시간에 따라 주파수가 변화하는 빛을 방출하고 돌아오는 빛의 주파수 차이를 측정해 거리를 검출한다. 기존 대비 신호의 잡음이 적고 사물과의 상대 속도까지 산출할 수 있다. 태양광 등 외부 광원의 간섭을 배제할 수 있어 비가 올 때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공동연구실은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연구팀과 KAIST 김상현, 김상식, 정완영, 함자 쿠르트 교수 등 전기·전자공학부 연구팀 등 약 30여명 규모로 꾸려진다. 운영 기간은 2028년까지다.
카이스트는 ▲실리콘 포토닉스(광반도체) 기반 소형 온칩 라이다용 소자개발 ▲라이다 구동을 위한 고속·고출력 구동 집적회로(IC) 제작 ▲라이다 시스템 최적화 설계·검증 등 연구팀별로 특화된 전문 분야에서 세부 연구를 맡는다. 현대차·기아는 산학협력 전문기관인 현대엔지비와 함께 공동연구실의 운영을 총괄하며 기술 동향 파악과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전문가 추천 등 포괄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동연구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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