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군이 지난주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빠르게 철수하려고 부상자를 남겨두고 떠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17일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할 당시 한 병사가 "(부상자) 300명은 남겨두고 모든 것을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남겨진 부상자 일부는 스스로 탈출을 시도하다가 실패했고, 얼마 뒤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핵심 방어 거점 제니트에 주둔했던 제110여단 소속 병사 빅토르 빌리아크는 당시 한 지휘관이 부상자를 대피시키지 말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계획적 살인과 결합한 전쟁법 및 관습 위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110여단은 성명을 내고 제니트 진지가 포위된 후 부상병을 대피시키기 위해 러시아군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이후 러시아군이 공개한 영상을 통해 이들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와 관련한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의 아우디이우카 점령은 지난해 5월 동부전선 격전지 바흐무트를 빼앗은 이후 처음으로 거둔 구체적 성과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15∼17일 차기 대선을 앞두고 군사적 치적을 세우기 위해 막대한 희생을 치러가며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한 것으로 분석한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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