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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이유로 여성 소외는 안 돼…가족친화 문화가 성과 높여"[K인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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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도이치텔레콤 산드라 빈트게터 부사장 인터뷰
여성할당제 힘입어 관리직 내 여성비율 40%↑
출휴·육휴 중에도 회사서 연락…복귀 후 적응 지원 일환

편집자주대한민국 인구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기업에 있다. 남녀 구분 없이 일로 평가하는 기업 내 분위기와 가정 친화적인 문화가 곧 K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지만, 적어도 일터에서의 부담감이 걸림돌이 돼 아이 낳기를 주저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경제는 가족친화 정책을 선도하는 기업을 찾아가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지점을 짚고, 현실적인 여건이 따라주지 못하는 기업과는 다각도에서 함께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부터 변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분석한다. 금전적 지원보다 심리적 부채감을 줄여주는 회사의 문화와 분위기가 핵심이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다양한 측면에서의 대안을 제시한다.

"출산휴가 이유로 여성 소외는 안 돼…가족친화 문화가 성과 높여"[K인구전략] 독일의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 산드라 빈트게터 부사장 /제공=도이치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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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업이 직원을 하나의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 독일은 1980년대부터 합계출산율 1.3명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가다. 하지만 2015년부터 1.5명대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집중한 기업, 그리고 인간 중심의 경영을 한 독일의 최대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이 있었다.


산드라 빈트게터 도이치텔레콤 부사장은 1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내 다양성을 확보하고 직원들을 인간으로 바라보는 문화가 기업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출산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는 일과 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까지 끈질기게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 할당제, 인력난 벗어날 해결책

도이치텔레콤은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2022년 기준 도이치텔레콤의 독일 지사 내 관리직 중 여성 비율은 42.4%에 달한다. 처음부터 성별 다양성을 지닌 건 아니었다. 2010년만 해도 경영진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명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독일의 인구 감소와 함께 회사가 뽑을 수 있는 전문인력도 급격히 줄었다. 2000년 5600만명에 달하던 생산가능인구는 2010년 5400만명으로 줄었다. 동시에 IT, 컴퓨터 등 업계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했다. 독일 미디어 그룹 베텔스만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독일 전체 기업 가운데 73%가 인력이 부족했다고 답할 정도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도이치텔레콤 역시 숙련된 직원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도이치텔레콤은 여성에게 기회를 주는 등 사내 다양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능력 있는 전문인력을 잡아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10년 도이치텔레콤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할당제를 실시했다. 여성 할당제는 기업의 성장에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 2014년 기준 1294억유로(약 188조3119억원)였던 도이치텔레콤그룹의 총자산은 2021년 기준 2816억유로로 불어났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성별 다양성 확보는 고급인력 영입과 연결된다"며 "여성 할당제 도입과 함께 더 많은 능력 있는 여성을 경영진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최고경영자(CEO) 역시 성별 다양성 확보를 경영 성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산휴가 이유로 여성 소외는 안 돼…가족친화 문화가 성과 높여"[K인구전략]
여성 할당제를 뒷받침한 일과 가정 양립

"여성 할당제만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여성 할당제뿐만 아니라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 확립도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독일 역시 과거 육아는 여성이 도맡아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여성은 직장과 돌봄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여성이 관리직이 되더라도 돌봄 때문에 일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성 할당제의 실현을 위해 도이치텔레콤은 일과 가정 양립과 관련된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필요하면 아르바이트를 택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유연근무제가 도입됐다. 부모가 돌봄에 신경을 덜 쓸 수 있도록 양질의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했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문화"라며 "개인의 선택을 회사가 물심양면 지원하지 않으면 좋은 정책이나 프로그램은 소용없다. 좋은 문화를 만들겠다는 경영진의 결심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도이치텔레콤이 신경 쓴 것은 여성 '롤모델'이다. 일과 가정 양립이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줘야 직원들도 마음 놓고 유연근무제나 육아휴직 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휴가 중인 여성은 관리직 등 더 높은 직책으로 지원할 수 있다. 승진에 성공했다면 복직할 때 승진한 자리로 간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무엇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여성 가운데 롤모델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여성 이사 3명 가운데 2명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 과거 여성 경영진이 한 명도 없던 것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휴직 중에 회사와 계속 연락…" 출산 이유로 소외 안 돼"

도이치텔레콤이 신경 쓴 또 다른 부분은 출산 전후로 휴가를 쓴 여성 직원이었다. 오랜 기간 출산휴가를 다녀온 직원은 회사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업무 적응의 난도를 낮추기 위해 도이치텔레콤이 도입한 제도는 '스테이 인 콘택트 T(Stay in Contact T·연결 유지)' 프로그램이다. 출산휴가 중인 여성 직원은 사내 담당자와 정기적으로 연락하면서 업무에 대한 내용을 듣게 된다.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복귀를 앞둬서야 급하게 교육을 제공하는 국내 기업과는 다른 방법이다. 직원이 원하면 팀 회의나 회식에도 참여할 수 있다. 회사가 진행하는 행사에 잠깐 쓸 인력이 필요하면 출산휴가 중인 여성 직원에게 아르바이트를 제안하기도 한다. 직원은 아르바이트하면서 용돈도 벌고 잠깐 육아에서 벗어나 바람도 쐴 수 있다.


"행정적으로만 우리 직원인 게 아닌, 실제로 우리 시야 안에 있도록 해야 한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중인 직원이 회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사내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출산휴가를 간 직원에게 일을 시키는 게 아니다. 그건 독일 법으로도 금지돼 있다"며 "도이치텔레콤 직원들도 회사와의 거리두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부서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육아와 관련된 휴가를 길게, 의무적으로 쓰는 데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그는 "도이치텔레콤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휴가 쓰도록 촉구하지만 의무화하지 않는다"며 "한 번에 1년 넘게 육아휴직 쓰는 직원은 없다. 도이치텔레콤의 남성 직원은 평균적으로 2~7개월, 여성 직원은 6~12개월 정도 육아휴직을 다녀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 돌봄을 이유로 오랜 기간 휴가를 쓰면 그 직무 공백도 길어진다"며 "핵심은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일시적으로 가족에게 집중할 수 있는 문화"라고 덧붙였다.


"출산휴가 이유로 여성 소외는 안 돼…가족친화 문화가 성과 높여"[K인구전략] 독일의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에 위치한 직장 어린이집. 도이치텔레콤은 여성 임직원이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제공=도이치텔레콤
"업무 적응이 아닌 경력 계발이 교육 목적"

도이치텔레콤은 출산휴가 등에서 복직하는 직원을 위해 '케어 위드 차일드(Care with Child·아이 돌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의 목적은 단순 업무 적응이 아닌, 여성의 경력 계발이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이 프로그램은 육아로 어쩔 수 없이 일에만 신경 쓸 수 없는 여성의 커리어를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롤모델과 상의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삶의 모델을 찾는다"고 말했다.


사내 인력 양성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다. 도이치텔레콤은 2007년부터 여성 교육 플랫폼 '펨테크네트워크(Femtec Network)'와 파트너십을 맺고 50명의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공부하는 여성 인재를 중심으로 지원해 1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미래의 도이치텔레콤 인재로도 활약할 수 있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도이치텔레콤은 지난해 펨테크네트워크 졸업생 7명을 채용했다"며 "도이치텔레콤은 고급인력, 대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선보일 기회가 필요해 밀접한 협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가족친화 문화와 함께…직원의 업무 참여도 상승

빈트게터 부사장은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가 자리 잡자 인간중심적인 사내 문화도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직원을 한 인간으로 대하자 직원들의 업무 참여도도 높아졌다는 게 빈트게터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회사의 리더십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며 "기업은 직원을 톱니바퀴가 아닌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녀이고 퇴근 이후의 삶이 있는 사람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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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을 겪는 한국에도 응원을 건넸다. 빈트게터 부사장은 "가족친화적인 문화가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사내에 자리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럼에도 용기와 인내력을 가지고 가족친화적인 사내 문화가 뿌리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K인구전략-양성평등이 답이다'
김유리·이현주·정현진·부애리·공병선·박준이·송승섭 기자
김필수 경제금융에디터

"출산휴가 이유로 여성 소외는 안 돼…가족친화 문화가 성과 높여"[K인구전략]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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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 25.12.3118:01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양기대 전 국회의원(12월 31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의 마지막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이죠. 재선 광명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님 어서 오세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양기대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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